여러기사를 통해 정수현 작가 인터뷰를 많이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직원 휴게실에 이 책이 꼽혀 있었다. 반짝거리는 커버가 다른 책들보다 세련되서 호감이 갔다. 정수현 작가는 논스탑 작가로는 이승현 작가 이후로 두 번째로 만나게 되기도 하고 요즘 서점내에서는 크게 홍보를 하고 있는 책 '그녀가 죽길 바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작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 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귀에는 익은 책이기도 하고.. 읽기전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읽으면서 기대이하...라는 평가를 지울 수가 없었다. 성형에 관련된 내용들은 다소 가볍게 다룬것 같고, 인물들의 성격도 마치 연극을 펼치는 사람처럼 과장되고 지나치게 희극적이었다. 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와 그외의 인물들이 가진 사건들도 유치하게 연결된 것 처럼 느꼈다 "특히 이한재의 성격은 만화책에 나오는 넉살좋은 캐릭터를 닮았는데 소아과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장면이 나오는듯 마는 듯. 느닷없이 성형외과에 무례하게 들어오는 모습등 상상이 잘 안됐다. 마지막에는 주인공에게 고백하는 모습도 그 남자 답지 않는 느낌이랄까. 전체적으로 너무 만화같았다. 아니, 만화보다도 별로였다는 느낌이다. 인물이 말하는 표현도 묘사하고 설명하는 부분이 부족하다.

 

성형이라는 것이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당당한 자신감과 자신을 더욱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으로 발산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지만, 그 내용을 좀 더 진지하게 더 섬세하게 펼쳤다면 어땠을까 싶다. 많은 여성들이 성형을 하고 싶고 갈망하는 부분을 좀더 세밀하게 다듬고, 성형하고픈 욕구의 강약을 잘 조절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분량도 360페이지가 넘겼지만 1,2권으로 늘려서 인물들에 상세한 내용을 더 다루었다면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혹시 작가가 퇴고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자르지는 않았을까 싶은 의문도 든다. 작가들 중에 제한된 분량을 써서 퇴고하는 작가가 있는 반면 엄청나게 많은 량의 글을 쓰고 엄청나게 많은 글을 도려내는 작가가 있다던데, 혹시 정수현 작가는 후자이지 않을까. 하얀거탑을 읽었을 때 워낙 거대한 의학사업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느껴서인지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느끼게 된다. 반면 이 책은 순전히 계속 우연의 우연을 거듭하다보니 사건의 개연성이 잘 안 살아난다. 만약 정수현 작가님이나, 재밌게 읽은 다른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굉장히 분노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주관적인 내 생각만을 말한거니, 조금만 화내셨으면 좋겠다. 실제로 나는 글도 잘 못쓰고. 글에 대해서 배워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끝없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 또한 성형 중독으로 분류되는 일종의 성형 부작용이다. 그런데 성형수술은 마법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어찌 모든 여성들이 끝없이 아름다워지기를 꿈꾸며 그 길을 돕고 싶다고 말한단 말인가. 이는 충분히 이율배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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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로 많은 사람들이 예뻐지고 싶어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젊어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얼굴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얼굴이란 애석하게도 선택할 수 없는 것이고 태어나면서 정해진다. 학교에가고 직장에가면 나보다- 잘생긴, 예쁜 사람들을 보게 되고 연예을 보면서 그들처럼-예뻐지고 멋있어지고 싶은 생각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사회적인 분위기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예쁜 사람을 보면 호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 인위적이라도 예뻐질 수 있다면 좋은 걸까. 책에서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민과. 각종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수술대 위에 오르려 한다.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 다가서서 '사랑받고 싶다' 는 쪽으로 생각해보면 '성형수술'만이 수단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뚱뚱한 사람은 날씬하게 노력하고, 여러 안좋은 습관이 있다면 좋은 습관과 태도로 노력또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책에서 풀어낸 말처럼 자신의 매력을 더 어필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무작정 예뻐지기만을 위해 살지말고 어떻게 매력을 다듬을 것인지. 어떻게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당당하게 하이킥 올릴 수 있는 세상인 만큼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