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 흠뻑 빠져 백만년만에 디시인사이드 갤질까지 해가며 허우적대고 있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 그런지 갤질도 체력이 안 따라줘 오래 못하겠더라. 그래서 며칠 하다가 눈팅족으로 돌아갔다. 우리 깔끔쟁이 전소장과 어리바리 박개인이 알콩달콩 밀땅하는 날을 고대하며 오랜만에 드라마 홈페이지까지 왕림해 주요장면미리보기(일면 주장미), 예고편까지 섭렵하려니 하루가 훌쩍 지나는 거였다. 그래도 성에 안차 이제는 원작으로까지 눈길을 돌리는데 원작은 절대 보지 말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결국 호기심 하나때문에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아...! 지인들의 만류가 괜한 게 아니었어! 좀 인색하게 말해 내가 여태껏 사 본 책 중에서 가장 후회하는 책 리스트 1위에 우뚝 세우고도 남을 책이었다...ㅠ.ㅠ 이민호, 손예진 이름으로 장사를 해도 이런식으로 하면 안 되지, 정말. 이미 본방 4회를 본 후라서 그런지 배우들의 모습과 책 속의 인물이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거였다. 역시 로맨스소설의 한계인가. 책을 읽고보니 우리 배우들이 얼마나 연기를 그럴듯하게 하게 있는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아무튼 나처럼 드라마를 보고 원작에 급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그 관심 잠깐 꺼 두시라고 충고하고 싶다.

 

  내가 로맨스소설을 산 건 이번이 두번째다. 이도우 작가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과 [개인위 취향]인데, 그래도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작가의 필력이 어느정도 있었던 터라 크게 후회하지는 않았다. 극중 라디오 작가와 PD의 닿을 듯 말듯 하는 사랑도 공감되었다. 근데 이새인 이 작가는 좀 아닌 듯 싶었다. 이 작가가 드라마 대본까지 쓴다니 맙소사! 정지우 작가가 감수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구나... 그러고보니 대본이나 연출, 편집 ,어느 것 하나 촘촘하지 않은 [개취]의 현실을 여기서 보는 듯 해 씁쓸하다. 나야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끝날 때까지 이민호 보는 재미로 보기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일말의 다행인 것은 드라마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고 회가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배우들과 함께 발전하는 드라마를 만난다는 즐거움은 있다. 아무튼... 잔인한 얘기일지 모르나 원작은 좀 아니었다. 이 책을 어떡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