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미우라 시온

출판사 : 들녘

 

「 마호로역 다다심부름집 」 제목을 보고 막연하게 음.. 사람들이 바쁘거나 사정이 있어 처리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 해주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인 다다와 교텐은 고교 동창생이다. 학창시절 교텐은 말하지 않는 음침한 소년이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싫어하고 상대하지 않았듯이 다다 또한 겉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다. 하지만 다다는 학창 시절 교텐에게 저지른 자신의 잘못이 평생동안 미안하고 괴롭다. 갈곳이 없어 고민하던 교텐과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난 다다는 다다심부름집에서 밑도 끝도 없는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다다심부름집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시간당 2천엔을 받고 모든 일을 대신해 준다. 예를 들어, 아들인 척 하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노모 문병가기, 여행가는 척 하고 야반도주를 해버린 가족의 치와와 맡아서 돌보기, 마당 청소하면서 버스운행 횟수 체크하기, 내려앉아 버린 방문 고쳐주기, 부모 대신 학원 다녀오는 초등학생 마중가기, 주민대신 개천의 돌닦기, 마당 풀 뽑기, 여행중인 주인 대신 고양이 밥 주기, 창고 정리하기, 범죄와 연루된 여고생 숨겨 주기 등등... 정말 시키는 사람이 알아서 그냥 해도 되는 그런 일들을 한다. 하지만 자신이 하기도 가까운 사람에게 시키기도 뭐한 이런 일들을 다다심부름집에서 대신 해주는 것이다.

 

 성실하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다다와 빈대처럼 눌러 앉아 어슬렁 거리기만 하는 교텐은 어딘가 어색하고 잘 맞지 않은 듯 보이지만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며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둘 다 과거의 말 못할 아픔을 마음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혼남이지만 함께 의뢰받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과거를 자연스레 알게 되고, 휴지에 물이 스며들 듯 서서히 마음을 열고 없어서는 안 될 친구가 된다.

 

 허드렛일을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하는 듯 보이지만,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결해 주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다다와 교텐이 우리 주변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