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Corpus를 배우고 사용해보기도 했고 Corpus를 이용해서 어휘책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만약 다음에 제가 기획을 해서 만들면 빈도순 어휘집을 제작해야 겠다고

생각해 오고 있던 차에 <조오제>씨가 제가 생각했던 방식으로 이 책을 출간 하셨더군요.

물론 선수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내심 반가워서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몇일전 지인에게 선물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구입했는데...

결론 부터 얘기하자면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모든 단어를 대조해 보면서 보지는 못했지만...

간단하게 몇가지 단어만 얘를 들죠.

본 책 30페이지에 나오는 immediately라는 단어는 BNC 전체 내에서 100만 단어당

102의 빈도를 갖습니다.

그런데 31 페이지에 이책에서 immediately보다 빈도가 낮은 걸로 책에 등재되어 있는

expect라는 단어는 100만 단어당 288의 빈도를 가집니다.

expected, expecting, expects와 같은 inflected form들을 뺀다고 해도 expect의 원형 자체가 

차지하는 빈도는 100만 단어당 106으로 나오네요.

좀 더 뒤로 가서 책 50페이지에 있는 create와 51페이지의 break를 비교해보면

책에서 표시한 빈도순(낮은 번호 일수록 빈도가 높음)은 create가 1194로 break의 1132

보다 더 빈도가 낮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create는 빈도가 82, break는 58로 꽤 차이가 나면서 create가 빈도가 더 높게 나오네요.

게다가 created 같은 경우 표제어 정의를  "만들어진"이라고 해 놓았네요.

이 단어가 과거분사형인지 어떻게 단언하고 그렇게 적었는지 궁금합니다.

과거형일 수 도 있지 않습니까?

created가 빈도가 85, create가 빈도 82로 나오는데 created는 과거 분사와 과거형을

구분하지 않은 합산 이므로 create에 비해 빈도가 높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일히 파고 들어가면 훨씬 할 말이 많고...

다의어의 경우 모양이 같다고 해서 높은 빈도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는 접근입니다.

책을 주욱 훑어 보면 첫 눈에도 이 책에 있는 빈도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듭니다. 

솔직히 BNC자체의 빈도가 실제 원어민이 머리속에 가지고 있는 어휘의 빈도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decorate crush scare 같은 단어들이 diabetes proliferation rehabilitation membrane

보다 중요하지 않은 단어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원어민들 중에서도 membrane 모르는 사람은 꽤 될걸요?

BNC는 품사 coding이 90%정도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의미는 coding되지 않았죠.

일단 그걸 분석하려면 엄청난 인력이 필요할 거구요.

그게 끝나야 비로소 제대로 된 어휘 빈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 이 책에서 빈도순서를 세울 때 inflection된 형태를 제외하고 계산한 것 같은데

그러면 더더욱 제대로 된 빈도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삼성출판사 홈페이지에 따로 정오표나 자료실이 없어서 책에 나온 zoom toeic 홈피에

가봤는데... 관리도 잘 안 하시는 것 같고 무엇보다 어휘 MP3 올려주시기로 약속해놓고

완전 나몰라라 상태시더군요.

조오제씨는 저를 잘 모르겠지만 직접 뵌 적도 있고 도움도 받아서 좋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참 실망입니다. 조오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