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개봉했던 박범신 작가님의 소설 은교.

 

나는 영화를 보고 첫 이미지를 가졌고,

내 친구는 소설만 읽고 그 느낌을 말해주었는데

그 평이 살짝 달라서 읽기 전 부터 궁금했던 소설이다.

 

소설 은교는 사실 기대 이상이었다.

밤에만 썼다는 작가는 밤에 읽을 것을 권했다.

나도 밤에만 책을 읽었다.

'그' 은교를, 싱그러움을, 젊음을 한번 만나보기 위해서...

 

작품은 동명의 여고생 은교와, 노 시인 이적요, 그리고 시인의 제자 소설가 서지우 중심으로 돌아가고-

영화에는 없던 이적요 시인의 변호사 Q가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하나의 스토리로 주욱- 이어나가는 반면,

소설은 중간 중간 끊어서 이적요 시인의 노트, 서지우의 일기, Q변호사의 말 ... 이렇게 전개된다.

중간 중간 Q 변호사를 통해서 은교의 모습도 함께 소개가 된다.

 

영화를 봐서 그런지 Q변호사를제외한 인물들은 대부분 영화 인물들로 상상이 되었다.

특히, 영화 개봉 당시에도 캐스팅에 관심이 갔던 인물 - 한은교 역의 배우 김고은은 정말 잘 캐스팅한것 같았다..

 

확실히 영화보다 소설이 잔잔하지만, 강하게 머리속에 남는 것 같다.

특히 작가의 묘사법과 의성어..-이를테면 쎄-쎄-하는 풀무소리- 가 정말 감각적이었다.

 

늙는 것은 죄가 아니다.

우리가 젊은 것 역시 상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늙은 것을 마치 죄인양 생각한다.

시인 이적요를 향한 서지우의 후반의 마음과 시인에게 욕을 퍼부었던 노랑머리 역시 그랬다.

시인은 늙음이 죄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자꾸 죄인처럼 되어간다.

자신의 늙음과 대비해서 젊고 푸른, 싱싱한 청춘을 그는 계속 아름답다고 여겼다.

그에 물들어 그는 변하기도 했다. 변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실제로' 젊어질 수는 없었다.

 

뭐...어떤 이는 분명 시인 이적요를 욕하고 손가락질 할지도 모른다.

또한 서지우의 부도덕적인 행위들을 욕할지도 모른다.

한은교 역시 순진한 얼굴로 부도덕적인 마음을 품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세사람 사이에는 전부 사랑이 존재했다.

 

이적요와 서지우 사이의 사제간, 자식과 같은 사랑, 질투-

서지우와 한은교 사이의 욕망과 질투, 그리고 집착과 열정적인 사랑-

한은교와 이적요 사이의 순수하지만 아름답지만 이룰수 없는 사랑, 또 다른 집착과 열정-

 

늙든, 젊든 사실 사람은 똑같다.

나이를 먹더라도 젊었던 시절을 건너 뛰어오진 않았을테니 그들은 다 그대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겉모습이 변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늙음을 비웃곤 한다.

젊게 늙을 수 있다면, 늙음을 웃으며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할까.

 

그럴때 늘 듣는 소리... "얘, 너도 나이 한번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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