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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눈속의 산장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네 명이 등산을 갔다가 눈보라 때문에 산꼭대기 산장에 갇혀서

추위와 배고픔으로 죽지 않기 위해 큰 방의 각 모서리마다 한 명씩 서있다가

한명이 다음 모서리로 이동하여 그 모서리에 앉은 사람의 등을 치고 그 자리에 멈추면

등을 맞은 사람이 다시 다음 모서리로 이동하여 거기 앉아있는 사람의 등을 치고...

이런 식으로 밤새 반복해서 죽지 않았던 청년들

하지만 아침이 되자 모두 놀랄수 밖에 없는데

이 게임은 다섯명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그들은 네명이서 밤새 그 게임을 했다

나머지 한 명은 과연 누구였단 말인가...

위 이야기는 오래된 공포이야기라 거의 대부분이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가스통 르루의 추리걸작선인 ’밀랍인형’은

바로 이런 고전공포소설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는 단편집이다

유령을 믿지는 않지만 공포물은 좋아하는, 특히 나처럼 고전공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에선 유령은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인간의 가장 끔찍하고 추악한 면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도 무섭지 않다고?

그건 아마도 인간이란 원래부터 어떤 끔찍한 짓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에 이미 적응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원초적인 공포에 적응이 된 것부터가 이미 불행한 일이다.

그동안 인간에 의한 그 어떠한 끔찍한 일도 벌써 용납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니까...

이 책에는 8가지의 불행하고 끔직한 죽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 아름다운 부인의 불쌍한 전남편에 대한 이야기, 금도끼

호기심이 불러운 만용으로 팔 하나를 잃은 선장의 이야기인 흉상들의 만찬에선 이미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비로드 목걸이를 한 여자에선 불륜과 배신의 대가는 참혹한 죽음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로지 복수를 하기 위해 비참한 삶도 마다하지 않았던 남자를 보면 참 기가막힌다.

어린 반산 반산의 크리스마스의 결말은 조금 안타까웠다.

보험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요즘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만,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는

자신이 부유해지기 위해 일어나는 일이 더 많은것 같다.

노트람프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유혹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오람프는 청년 12명을 모아두고는 남편이 될 순번을 정해주고 마지막 사람을 조롱한다.

이때문에 오람프는 벌을 받지만 그런 오람프를 위해 기꺼이 죽음의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청년들도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포의 산장은 산장에 머문 손님들을 죽이고 금품을 빼앗은 부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산장에 어두운 기가 산장의 주인이 되는 사람들을 홀리는 것인지

아니면 전의 산장주인부부가 부활한 것인지 그건 알 수 없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지나친 집착, 자기비하는 광기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의 문자는 어찌보면 딱 하나, 인간이 아닌 악마라는 존재가 나오는 이야기이다.

알수없는 불의문자가 나타나고 그것을 악마와의 계약이라 믿어버린 저택의주인은

이후 어떠한 내기에서도 이겨 큰 돈을 벌게 되지만

그 돈 또한 저주받은 돈이기에 저택의주인은 이후 내기를 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마을청년들을 집에 들이면서 그 내력을 이야기해주는 이야기이다.

그것이 정말 악마와의 계약때문인지 단순히 우연인지는 알 수 없다.

마지막으로 밀랍인형 전시관 이야기는 공포를 믿지 않는 청년이

친구들과의 내기를 통해 하룻밤을 혼자 밀랍인형 전시관에서 보내게 되는 이야기이다.

당연하게 이 오만과 친구들의 장난은 끔찍한 결과를 불러온다

나는 마지막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는데

청년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 근본적인 공포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용기라는 것이 있어

군인은 전장에서 죽음에 직면하게 되고,

뱃사람이라면 폭풍우와 조난에 대항해 싸우지.

(중략)

우리 모두 이런 사람들이 보이는 위대한 용기를 평가하고 있는거야. 그렇지않아?

하지만 나는 확신해.

이런 사람들 중에서 한번도 공포심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영향을 받거나 형체를 가지지 않은 막연한 위험을 앞에 두었을 때

공포가 서서히 밀려오는 거야.

공포의 원인은 자신의 외부에 있어.

그 때문에 특히 밤이 되어 낯익은 여러 가지 물건들이 기분 나쁘게 보이거나 하면 사람은 무서워하게 되는 거지.

누구라도 이런 종류의 공포를 피할 수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