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어렸을때부터 내 삶의 한부분이였던 책은 아버지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시면 더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내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것도 

우리 아버지 덕분이요, 책읽는 습관을 갖게 된것도 아버지 덕분이기에 

방 한구석에 가득히 차올라있는 책들을 보고있노라면 주말에도 눅눅하고 

노랗게 바랜 책장을 넘기시던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지금의 내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면 100년 남짓, 짧으면 얼마나 짧은지 가늠도 못하는 인생에서 

지금 이순간의 위치와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은건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일거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약간의 편책을 하고 있는데 여행과 문학, 

역사서에 비중을 두고 책을 구입한다.

내가 감명깊게 읽었던 또는 추천하고 싶은 책의 부류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첫번째, 20대 초반에 읽었던 한비야님의 도서들, 그중에 지금까지도 내 가슴속에 

숨쉬고 있는 실화가 한개 있다. "하루에 한권 책을 읽으면 한달에 30권 남짓, 

1년이면 365권, 평생 80년을 산다고 해도 29,200권의 책밖에 읽지 못하는 현실을 

깨닳고 나니 얼마나 슬픈지, 이 세상엔 이보다 더 많은 지식과 책들이 하루에도 

몇백권씩 출간되는데!!"

내용 그대로, 이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지식의 물결이 숨쉬는지. 하루에도 몇백권씩 

책들은 쏟아져 나온다. 그 책들 중에 내 취미에 맞고 도움이 되는, 내 인생의 

살과 피가 되줄 진정한 책 한권 찾기란 단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좋아하고, 많이 골라보고 읽어보아야 내 삶의 

파트너 한권, 또 한권을 고를수 있게 되는게 아닐까?

한비야님의 책은 전문 작가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저 맨발로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리즈였다. 

어렵지 않은 문체로 술술 재미나게 읽히는 책들이였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시리즈에는 구호활동과 여행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재미나게, 신명나게 표현되어 있다.

두번째, 유럽여행을 위해 한권, 두권 섭렵했던 여행 도서들,

2007년 4월 내 인생에 처음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 <50일간의 유럽여행>을 

실현시키면서 인터넷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누가뭐래도 오프라인의 서적들이 

주는 준비의 설레임은 여행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었다. 특히 미술관련 소개서들은 

오르세 루브르 대영박물관 내셔널겔러리 다하우수용소 등등 거대한 박물관의 

작품과 유적지의 감동을 조금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여행 도서들의 큰 장점은  현실도피, 일상 탈출의 가장 큰 대리만족이 된다는 점이다.

회사 생활로 지치고 따분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때, 또는 다른 스트레스로 

무력감이 들때 주저 않고 여행서를 꺼내본다. 탁 트인 광할한 자연의 사진들, 

제 3자가 되어 바람 스치듯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는 여행기, 

이국적인 도시의 풍경...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곳으로 갈 수 있다는 소망만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한다.  수 많은 여행서 중에 <떠나고 싶을때 떠나라> -롤프 포츠
  
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은데, 이 책에는 그 흔한 여행지 사진이 한장도 없다.

95% 모두 여행의 준비, 실행, 후유증 극복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와있어 

배낭여행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요즘엔 서울 여행기,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하는 책들이 잘 나와있어 두루두루 사보고 있다.

세번째, 현재가 아닌, 1900년, 1500년, 1000년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와 위인들의 세계,

이 얼마나 무궁무진한 즐거움과 호기심을 주는 세계인지! 분명 지금보다는 불편하고 

힘들었던 과거의 삶 속에서 무엇인가를 발명하고, 체계를 잡고, 나라를 이끌어가고, 

군사들를 호령하고 또는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학술이나 기법을 발견해 내는 위인들의 

이야기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큰 귀감을 준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위인전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할것인가?  또 어떻게 살것인가? 

그리고 삶의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것인가? 라고 하는 거대하고 광활한 인생의 질문들,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못하는 인생의 이야기들은 위인의 전기를 보면서 깊게 

고민해볼수도 있고 정답을 찾아 볼수도 있지않을까?

네번째,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더 하는 고전의 문학, 소설은 한편의 시를 읽듯 

내 감성을 풍부하고 즐겁게 해준다.

2년전 tv 홈쇼핑을 보다가 논술 특집으로 고전 문학을 40권 세트로 구매 한적이 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때 놓친 반짝이는 문학 작품들을 짬짬히 

읽어보고 있는데, 읽을수록 고전의 맛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왜 이책이 문학이고 아직까지 사랑을 받는지, 작가별로 문체 하나하나 공들여 읽는 

방법으로 정독의 묘미를 배우게 되었다. 강렬하고 폭력적인 수많은 매체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들에게서 감성은 점점 쓸대없는 감정쯤으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네 삶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이며 그 행복은 내 감성이 좋은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것에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감성들은 재밌는 tv, 영화를 보며 

느낄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낄수도 있다. 또는 가족과 친구, 애인의 

유대관계에서도 낄수 있으며 목표 또는 일의 성취로도 느낄수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지 못하고 경험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충족감과 행복은 바로 

이런 문학 작품을 통해서 느낄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독서의 간접경험 

즉, 문학작품의 여러 주인공들과 나를 대입시키면서 나였다면 이렇게 했을텐데, 

나였다면 저 상황에선 어떻게 견뎠을까 하는등의 재밌고 즐거운 상상. 

그 상상들로 내 경험은 하나둘 더 추가 되고 실제로 현실과 부딪칠때 꺼내 

활용해 볼수 있지 않을까?
 

돈 만원으로 나는 책 한권을 사지만 그 한권으로 나는

천만원이 넘는 가치를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아니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내 삶의 자양분을 얻을수 있다.

독서는 습관이며 버릇이고, 시간이 남을때  하는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부모가 되었을때, 내가 아버지를 바라보며 독서에 열정을 품었듯이 

내 아이들도 똑같은 열정을 품을수 있길 바라면서...

한사람의 인생경로를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큰 스승,

힘들고 지칠때 생각나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

지식의 바다에서 대어를 건질 수 있는 최고의 방법

내 영혼을 살찌우고 자라게 하는 맛있는 음식

그것이 바로 내게 있어 책이고 독서이다.

 
** 한비야님 인용구는 정확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