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가 쓰는 물건은 가격에 상관없이 애착을 가집니다. 너무 오래 써서 망가지거나 수명이 다 된 경우는 그나마 그 아쉬움이 좀 덜하지만, 가끔 잃어버리는 일이 생기게 된 경우엔 그 날 하루 너무 속상해한답니다. 어떤 경우엔 같은 물건을 구매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지만 결국 다른 것으로 구매하고 아쉬워하는 적이 많습니다. 그런 제게 이 책은 모든 물건에 혼이 깃들여져 있고 그 혼은 그 물건을 소장한 사람이 애정을 가지고 가까이 두고 유용하게 써야만 가능한 일임을 전제합니다.

버드나무가 가게 옆에 있는 우유당이라는 골동품점을 중심으로 할아버지를 도와 가게를 관리하는 렌이 에피소드에 늘 등장합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일본 특유의 문화, 생활관, 세계관 그리고 역사를 엿볼수 있기도 합니다. 꽃의 정령, 구미호, 무사시도, 다도의 세계 등 흥미로운 소재가 늘 등장하죠. 각 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이지만, 렌과 우유당이 산만해질수 있는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렌은 특히 할아버지가 부재 중일때 손님이 방문하면 자신은 골동품의 가격을 메길 수 없다며 난감해 합니다. 그는 물건과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존재하며 물건이 원하지 않으면 자신은 팔 수 없다고 말입니다.

또한 장인의 손에 탄생된 물건의 소중함도 이 만화를 읽으며 세삼 깨닫게 됩니다. 그 물건이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고뇌하고 애착을 가지고 제작하는지 말입니다. 예술가들의 삶도 살짝 엿볼 수 있구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 골동품에 관심 많으신 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믿는 분들에 적극 추천하는 만화입니다.

렌, 우유당, 세상이가르쳐준비밀, 하츠아키코, 정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