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귀신 세종대왕>의 표지만 보아도 주인공이 얼마나 책귀신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지게 가득 책을 짊어지고 가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치 않는 사람을 보면서, 아이와 책을 읽기 전에 독서 전 질문을 먼저 해보았다.
" 이 사람은 누굴까?"
"이 사람은 왜 이러고 있을까?

제목만 보고 넘기려다 질문을 하니 아이들 눈이 자연스레 표지에 와닿는다. 한 가득 지게에 가득한 책들을 보고 "우와"하고 탄성을 지른다.

이 책은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서로 크로스오버되는 책인데, 바로 온달과 세종 대왕이다. 

장난꾸러기에 놀기 좋아하던 막둥이 왕자 충녕대군은 어느 날 [평강일기]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형님인 양평대군이 가져다 준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보아 왔던 책들과 달리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진 막둥이는 이전에는 책은 전혀 보지도 않고 참새 잡기 등의 놀이에만 흥미있었는데, 이제는 방에만 틀어박혀 책을 익고 또 읽고,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에 빠진다. 놀기 좋아하는 막둥이를 ‘책귀신’으로 만든 것은 바로 [평강일기] 속 바보와 평강공주였다.

오래 전 숲속에 살던 가난한 나무꾼은 마을에서 소문난 바보이다. 그런데 어느 날, 공주가 찾아와 바보에게 청혼을 하고는 그에게 글을 가르친다. 글공부가 어렵기만 했던 바보는 책 속에 있는 글이 맛이 있다는 평강 공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선 종이를 뜯어 먹어보면서 맛을 알려고 한다^^ 그리고 읽은 것을 까먹지 않기 위헤 종이를 불에 태워 그 재를 마셔 가며 책을 읽고 또 외어간다. 그러다가 정말로 ‘책맛’을 알게 되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 기쁨에 점점 책읽기에 빠져든다.  글쓰기에 전념하게 되면서부터 일기를 쓰는 데, 책에 실린 온달의 일기를 훔쳐보는 재미도 있다^^

어언 시간이 흘러서 세자인 양녕대군은 점점 책읽기에 게을리하고, 막둥이 충녕대군은  책을 읽고 또 읽어 사물의 이치와 진리를 밝히 깨닫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된다. 눈병도 나고 몸이 쇠약해질 정도로 책을 읽자 결국 왕은 충녕대군의 방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치우게 명을 내리고, 모든 책을 다 뺏긴 충녕은 이불 속에 감춘 평강일기와 병풍 틈에 걸쳐져 있던 [구소수간]을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천 번하고 백 번을 더 읽었다.
이후 세자 양녕대군은 폐위되고 뒤를 이어 막둥이가 세자 자리에 앉아 훗날 임금이 되니 그가 바로 세종대왕이다.

또한 온달은 학문과 무예에 힘써서 사냥 대회에서 일등을 하고, 온달 장군이 된다. 그리고 이후 영양왕 때 백제에 뺏겼던 고구려의 옛 땅을 찾아오기 위해 출정하고, 그곳에서 전사한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푹 빠졌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도 책의 즐거움을 새롭게 알아가면 좋겠다는 바램을 한 번 가져본다.

온달과 세종 대왕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책읽기의 즐거움과 목적, 그리고 온달과 세종 대왕의 역사적인 이야기까지 아이들이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참 좋다.

"세상의 만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서 만 가지 책을 읽는다. "

"學于古訓, 乃有獲."
학우고훈, 내유획

고금의 뛰어난 사람이 남긴 가르침이 있으니
그 가르침을 배워 가기만 하면 반드시 얻는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