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남편이 뜬금없이 가급적이면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하지 말고 뽑아 쓰는 티슈를 사용하라고 하는 것이다. 왜? 하고 물어보았더니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휴지에 대해 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두루마리 휴지에 굉장히 나쁜 물질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더 눈에 들어왔나보다. <하얀 휴지의 공포>라.. 그래 무슨 말인지 자세히 봐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책을 펼쳐 읽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해로운 화학물질에서 자신을 구하는 환경동화라는 명칭이 붙어있었다. 
목차를 살펴보니 납이 든 장난감 이야기를 다룬 <이별은 가슴 아프지만>, 내분비계 장애 물질을 다룬 <너무 뜨거우면 위험해>, 형광증백제 이야기를 다룬 <하얀 휴지의 공포>. 살충제 파워를 다룬 <벌레만 잡는 게 아니네>, 그리고 컴퓨터의 하소연을 다룬 <나도 좀 쉬자고요> 이렇게 총 5편의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그중 내분비계 장애물질을 다룬 <너무 뜨거우면 위험해>나 컴퓨터의 하소연을 다룬 <나도 좀 쉬자고요>를 읽으면서는  엄마인 나도 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데워 먹는 것, 컵라면, 따뜻한 캔 음료수 같은 것들에서 나오는 비스페놀 - A 물질이 중추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거나 성장이 저하되고 지능발달이 늦어진다는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었는데, 따뜻한 캔커피를 즐겨 먹던 나에게는 치명타였다. 그리고 빨강, 노랑, 주황 크레파스에는 납, 비소, 카드뮴 같은 유해중금속이 들어있단다. 도대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한숨만 나온다. 아이들이 늘 쓰는 지우개에도 유해물질이 들어있단다.
거기다가 컴퓨터나 프린터기로부터 나오는 오존은 우리의 눈과 호흡기에 좋지 않은 물질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컴퓨터와 프린터, 복사기가 오랫동안 켜져있으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나온다고 하니...
늘 컴을 켜놓고 사는 나로서는 "헉"소리만 나올 수 밖에..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 놀라워한다.
둘째랑 같이 읽으면서 쫑긋 귀를 세우고 듣는 아이에게 다짐도 받고,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지만, 어쩌랴. 이미 세상의 많은 것들이 유해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