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숨겨진 내력과 진실을 인문학이라는 관점에서 보여주는 책이라는 소개가 맘에 와 닿았다.

잘 몰라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라는 음악이 책을 읽는 내내 점점 쉽게 다가왔고 클래식 뿐 아니라 음악이라 이름 불려야 마땅하나 배제되어 왔던 수많은 우리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서양에서 시작되어 초기 선교사들에 의해 우리 땅에 들어온 클래식 음악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변질되어 이제는 그 본 모습을 찾기가 힘들 지경이다. 애초부터 클래식 본래의 모습으로 들어온 것도 아니거니와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무대와 관객의 교감이 있었던 우리의 것과는 너무 다른 클래식은 수많은 시간에 걸쳐 고급문화(?)로 자리잡은 듯 하다. 이제는 음악에 깊은 관심이 있거나 전공을 한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감히 다가가지 못하는 분야로 인식이 되어 클래식을 아는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를 나누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수 많은 음악의 장르 중에 개개인의 선호 음악이 있을 터인데 굳이 클래식과 아닌것을 이렇게 나누게 된 것이야말로 문화를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벌써 클래식의 본 고장에서부터 조용히 "음악 지동설"이 제기되어 탈 클래식을 외치는 가운데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오로지 클래식을 외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지은이는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또한 모차르트 이펙트는 더이상 없으며(지은이는 이것에 대해 "음악효과"만 있을 뿐이라 했다.)영웅, 천재라는 호칭으로 불려온 클래식의 대가들의 작곡 상황을 돌이켜 보면서 과연 그들의 음악이 건강했는지 그들의 음악이 어떤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클래식에 문외한인지라 지은이가 언급한 곡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곡 중 일부가 영화에 삽입(주제곡이나 하이라이트 장면)되어 나타나는 폭력성은 간과해서는 알될 것이다.

어릴 적을 한번 상기해보자. 초등학교 4~6학년의 고만고만한 또래소녀들 중 대다수는 피아노를 배웠었다. 모짜르트나 슈베르트 체르니의 곡들을 얼마나 정확히, 빨리, 의도한 대로 연주하는지에 몇 년을 소비했고 일 년에 몇 번 발표회를 했으며 열심히 연습한 그 몇개의 곡을 가지고 콩쿨을 나갔었다. 내 기억에도 그것은 지은이의 말대로 음악스포츠맨을 키우는 과정 이었다. 나를 위한 연주라는 것은 없었고 오로지 악보대로 얼마나 충실히 연주했느냐를 평가받는 시간들이었다. 그러한 음악교육 부터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창의력과 감성을 키워주기 위한 음악이 정작 중요한 면을 잊어버리지는 않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쉽지많은 않은 지은이의  "굿바이 클래식"은 많은 걸 얘기하는 듯 하지만 이외로 간단하기도 한 것 같다.

시스템, 고정관념에 갖혀 있지 말라는 듯 하다. 지금이야말로 클래식이라는 음악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과 소리를 통해서 놀수 있는 배울 수 있는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기라는 것이다.

지금껏 막연하게나만 생각했던 클래식에 대해 더 알아볼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같고 클래식이 아닌 진정 즐길 수 있는..그동안은 배제되어왔던 음악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문득... 언젠가 보았던 인간극장에서의 "진보라" 그녀가 생각난다.

정말 음악을 즐기는 걸로 보였던 그녀의 즉흥 연주... 지은이가 말하는 음악이란 이런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