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어떤 음식을 좋아라하냐고 물으면 길게 고민하다가 5번에 한번은 파스타라 말하는 편인데, 이걸 먹지 않으면 죽을 거 같다하는 극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나로썬 상당히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 메뉴다. 예전 어릴적에는 파스타라는 고급단어(였던 것이다)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스파게티라고 부르긴 했는데 삶의 질이 높아지고 외부 문화를 접하면서 스파게티가 면의 일종이라는 것과 어찌하다보니 그냥 고유명사가 된 것을 '요즘 사람들은' 파스타라 부르고 있다.

 

요리의 재능은 뒤로 한채 '레시피북=요리실력'이라는 착각을 한 듯, 매년 다양한 요리책을 어마어마하게 구매하고 있는데, 아~ 이 책을 본 순간 감탄을 했달까? 왼편에 파스타 면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양손으로 면을 한가득 들고 있는 저 사진, 맘을 설레이게 만들지 않는가? 요리를 좋아라하는 동생의 18번도 파스타인데 이건 상당히 그럴듯해서 역으로 난 요리에 대한 열의를 잠시 내려뒀달까? 어찌되었던 그런 요리공급원과도 같은 동생이 결혼을 하면서 스스로 학습해야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전문 요리서라는 것은 아니고 말캉하게 나름 이탈리아 물 쫌 먹어준 세프~ 박찬일씨의 말솜씨와 함께 하나 하나 비밀을 알려주듯이 책은 전개가 되고 있다.

 

요리가가 떠나는 요리기행. 아, 설레이지 않는가? 수 많은 요리만화의 그것과 일맥하고 있다. 고수가 진정한 맛을 향해 떠나는 여행. 으~ 상상만 해도 설레이지 않는가? 일반적인 요리책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심지어는 첨 듣는 이야기)이 있고 간간히 이게 먼 책인가?하고 궁금해질만하면 레시피가 떡!하고 나온다. 와우~ 한국의 김치와 같다는 이탈리아의 파스타. 직접가서 먹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상상력이 좋은 사람들은 몸살이 날 거다. 먹고싶어서. 까응

 

재미 있었던 것은 한국의 카르보나라와 이탈리아의 카르보나라는 다르다는 이야긴데. 현지적응을 기본으로 하고보는 한국인의 습성, 아니 사람의 습성, 아니 레스토랑 주인의 경영전략으로 차이가 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난 카르보나라보단 담백하다고 생각되어지는 올리브오일, 기본 파스타를 애정하니 약간 심드렁해 읽었지만 휴가떠난 친구가 돌아왔을때 알려주면 완전 흥분할 것 같다.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서 좋아지는 토마토소스를 이용한 파스타. 사실 난 통조림에 든 그 소스말고 직접 만들고 싶은데 매번 너무 무르거나 맛이 묘하게 약한데 다시 재도전을 할 생각이다. 왠지 든든한 무술책을 전수받은 기분이랄까?

 

와인에 대한 책을 냈던 기억에 요리가?의문을 가지고 읽었는데 작가는 나름 이탈리아파라는 것을 알고 나의 얕고 방대한 지식에 또 한번 한탄을 하면서 책을 읽어야했다. 이건모~ 아~ 봉골레 스파게티를 보면 울상을 짓고 책을 보자니 회사고 뭐고 뛰쳐 나가고 싶은 욕구가 팔다리를 꼼지락거리게 하네. 참치 스파게티에 대한 레시피를 보면서 완전 웃었는데 걸인풍과 럭셔리풍이라니. 이 요리사님 개콘 출신이신가!!! 애정하는 메뉴들이 속속 들어차 있는 이 책은 선물을 해도 좋겠구나 싶더라. 수다만 가득한 그런 책도 아니고 그 분야에 나름 스타급 전문인이 이야기하는 파스타와 그에 따른 레시피 아닌가?

 

개인기(라고 해두자)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야기랑 같이 되어 있어 요리할때 생각하게 되고 한번 하고 마는 요리책이 아니라 몸으로, 머리로 익혀지는 그런 요리책인거 같더라. 8월의 첫 책은 어쩌다보니 식욕을 세우는 요리책이 되어 버렸네~ 어허~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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