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어릴 적에 교과서에서 읽었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도착했습니다. 욕심많고 인정머리 없던 스크루지가 하룻밤 사이에 변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의 겉장을 보면서 전에 내가 읽었던 책이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겉장의 그림이 너무나 화려해 보였고, 너무나 행복한 모습을 그려놨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에 내가 봤었던 책은 그렇지 않았었습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던 그림들은 모두 흑백이었고, 스크루지의 고뇌에 찬 모습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 책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나누는 시간인데, 불행하게도 스크루지는 자기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욕심많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과 누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겠습니까? 그래도 조카가 같이 보내자고 하지만 같이 보낼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돈밖에 모르는 구두쇠 스크루지. 사실 예전에 교과서에 있었던 제목은 구두쇠 스크루지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날밤 스크루지는 세명의 유령을 만나게 됩니다. 과거 어릴 적으로 돌아가서 자기의 행복했던 유년 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과거의 유령, 현재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현재의 유령, 그리고 후에 스크루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는지에 대해 보여주는 미래의 유령. 과연 우리에게 이런 모습들이 보여진다고 하면 어떨까요?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어느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삶의 모습들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스크루지는 성탄절 아침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 모든 것이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됩니다. 그런 후에 자신이 잘못 살았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자기가 잘못 살았음을 깨닫는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자기가 잘못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너무나 많이 변했지요.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스크루지에게는 말할 수 없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끔씩 사람들은 자기만의 비밀이 있어야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딸과 함께 책을 읽어 보고 책에서 느낀 것들이 무엇인지 이것저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딸에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물었더니, 스크루지 같이 살지 말아야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지금 스크루지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화지만, 동화가 때로는 어른들의 마음을 어릴 적으로 돌려놓고, 다시금 내 모습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재미있기도 했고, 느끼는 점도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