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서 무너진 것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마을공동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단지를 무슨 무슨 마을이라는 이름은 붙여놓았지만, 시골과 같은 마을의 형태가 아닌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가 보니, 서로의 왕래가 없는, 그렇기 때문에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현대 아파트 문화가 아닌가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웃이라는 공동체가 사라져 버렸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이웃집 아이도 내 아이와 같이 보살피고 돕는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바로 앞집에 누가 사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고, 내 아이가 아니면 어려운 일을 당하고 있는 아이들도 외면해 버리는 그런 문화가 생겨나서 세상이 참 살기 힘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현상들이 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내용이 예전에 내가 어렸을 적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책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그대로 들어 있어서 사실 부모 세대의 이야기들을 자녀세대에게 전해주기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보니까, 여러가지 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정겨운 것이 예전에 우리 가족이 살다가 이사왔던 통영 동피랑 벽화 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동피랑 마을이 가까워서 아이들과도 함께 갔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정겨운 목소리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곳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강구안 광장이 있고, 중앙시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또 장사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주머니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을마다 이렇게 특색있는 모습들을 꾸며놓고 이제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시대가 되었고, 또 체험하러 그곳을 찾으러 가야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옛날에 살던 사람들이 본다면 참 배꼽잡고 웃을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있는 것은 우리네 조상들이 살아오던 모습이었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사실 자연환경에 순응해가면서 사는것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이 사라지고, 이제 그런 곳을 찾아가서 구경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에 있는 곳들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도 견학하러 가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