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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라는 나라에 대해서 나는 거의 무지했다. 예전에 kbs 1텔레비전에서 아이티의 가난한 참상을 방송했던 적이 있었다. 진흙 쿠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아이티가 가난한 나라,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라는 사실만 그저 알고 있었다. 그 방송을 본 후에 잠깐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이티의 지진참사가 일어났다. 거의 아이티 전체가 무너지고, 폐허가 되어버린 그 참사를 보면서 나 조차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왜 저렇게 되었을까? 거기에다가 텔레비전에서는 날마다 참상만 보여주었다.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의 거리는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무너진 건물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한 구조대원과 울부짖는 가족들만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얼마 후 아이티 전체가 참상을 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방송에서 보여주었다. 아이티에서도 부자들이 사는 동네는 전혀 손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세계 최빈국이라는 나라에서 빈부격차가 너무 많이 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방송작가인 저자가 직접 아이티의 참상을 보고, 그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의 댁에서 직접 경험하고, 보았던 이야기들을 싣고 있어서 어느 정도 아이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진들을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내가 어렸을 적에 경험했었던 일들과 어른들에게 들었던 그 참상보다도 오히려 더 심한 그 모습들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그곳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선한 사마리아 인과 같이 묵묵하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역을 감당하고 계시는 목사님이 더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느 누가 그런 곳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만일 나였다면 며칠을 간신히 버티다가 도망 나올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어찌보면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가운데 놓인, 그리고 먹을 것조차도 없고, 경제환경과 여러가지 여건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 그러면서도 자기들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그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국제 구호 단체의 구호가 속히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