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마복음, 중용, 숫타니파타, 도덕경, 금강경, 바가바드 기타, 동경대전은 그 양적인 면에서도 스펙트럼이 다양하지만, 현재 종교를 이해하는 원전을 현대적 수요법칙에 따라  중립적이고, 지적욕구에 부합하여 의미있게 선정했다는 확신이 든다. 여담이지만 과거 소설속 캐릭터에서 여러 경전을 달독한 면면을 선망하며 본 적이 있는데 완전히 캐릭터와 가깝게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욕구를 일정부분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목표를 이룰수 있게된 셈인 것이다.

 

  앞서 나열한 이 7가지 경전의 면면을 훑어보면 장구한 세월과 많은 이의 지침이 되고 있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일부는 일반인들에겐 덜 알려진 경전이 있다는 면도 있다. 이 일부 경전에서 이 책의 독자로서는 교양과 지적욕구를 강하게 느꼈을 법하다.

 

  이 책의 특징은 주요 경전에서 의미있는 경구들과 이를 저자 성소은씨가 일반인의 시각을 견지하며 풀어 읽어줌으로써 경전에 대한 첫 대면 기회를 잘 살려준 것인데, 따라서 쉽고 일목요연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흔히 경전이 주는 막연함과 이 책의 의도인 여러 경전을 한 데 보는데서 느끼는 경전간의 분석이 매우 어려운 문제로 여길 수 있는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경전을 대하는 자세라는 '읽는 틀'을 제공해주며 코칭해 준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이 7가지 경전의 탄생과 지금 현재에서 내리는 지위에 대한 평가를 각 장의 도입부에 제시해 경전에 대한 박식하게 알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준다.

 

  이 책을 보면서 경전을 읽어보고 그 의미를 대략적이나마 알게 되면서 처음 접하는 경전이 있음에도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전적으로 어렵다고 치부할 것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도마복음은 최근 발굴로 인한 성과를 인식하게 해 주었고, 중용은 '신독'부터 '충서'까지 의미있게 읽었는데 요즘 접한 잠언들에서 황금률이라 부르는 그 '충서'가 특히 와 닿았다. 그리고 숫타니파타는 첫 대목인 무소의 뿔로 상징되는 깨달음으로의 홀로선 여정을 지속적으로 (스스로) 걸어가라는 말이 퍽 와닿았고, 도덕경은 많은 사색을 갖게 해준 바 경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몇 번 곱씹어 보며 그 의미를 좀 더 느낄 수 있었다. 금강경은 사구게, 붓다와 그 제자 수보리의 대화가 의미있게 다가왔으며, 바가바드 기타는 가장 중요한(?) 신애의 요가를 비롯해 목샤(해탈)의 요가를, 동경대전에서는 기연과 불연(기연과 불연은 가깝고도 멀다)에 대한 개인적 이해가 의미있는 부분이었다.

 

  경전에 대해 알고는 싶지만 기존의 딱딱함, 모호함, 지루함, 무관심이 있었다면, 정갈하게 잘 차려진 7첩 반상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듯 경전을 소개한 이 '경전 7첩 반상'을 통해 얻고자 의도한 바를 머리 속에 채워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전7첩반상, 성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