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6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 2% 초저금리 시대", "새해 벽두부터 국고채 금리 급등세", "시중 단기자금 넘친다 - 협의통화 증가율↑, 광의통화 증가율 ↓", "2009년 3분기 통화승수 1년 만에 최고"

"국채-회사채 스프레드 계속 벌어져 - 신용 스프레드 사상 최고", "달러 약세 지속, 한 달 동안 달러 인덱스 2.8% 하락", "고환율에 원자재 기업 환차손 눈덩이", "한미, 300억 달러 통화스왑 계약 체결 - 달러 가뭄 해소 기대", "국내기업 선물환 매도 급증 추세"…….

 

 분명 한글로 작성된 글들인데 마치 암호문마냥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학 교재 원서나 백과사전에 등장하는 내용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신문의 경제면에 등장하는 기사 제목들이다. 잘 살펴보면 한국은행, 초저금리, 달러, 환율 등 많이 들어보고 친숙한 단어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은 당최 해석 불가다.

 

 많은 경제 고수들이 "부자가 되려면 공부를 하라"고 조언하며 그 방법 중 하나로 신문기사 읽기를 추천한다. 신문에 나오는 경제기사를 꾸준히 읽다보면 시장의 흐름이 보이고 국내외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투자에 큰 도움이 될 만한 팁을 꾸준히 얻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보는 신문의 경제면만 펼치면 된다니 얼마나 쉬운가? 가벼운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긴 순간, 눈에 들어오는 헤드라인 몇 개만으로 정신이 혼미해지고 잠시 후 포기를 선언하며 살포시 신문을 덮게 된다.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스마트북스, 2011)』는 이처럼 어려운 경제기사의 바다에 아예 빠지라고 말한다. 전공자나 재테크 고수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너무 위험한 제안 아닌가? 책이 좀 큰 편인데다 묵직한 것이 매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본문을 훑어보면 생각보다 알록달록하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시장경제가 돌아가는 원리,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수많은 용어들, 경기 흐름에 따라 등장하는 기사 유형, 이를 해석하는 방법 등이 빼곡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잘 만들어진 참고서 같은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를 주제로 다룬 부분에서는 기준 금리 인하 기사가 ①'처음' 등장할 때, ②'여러 번' 나왔을 때, 기준 금리 인상 기사가 ③'처음' 등장할 때, ④'여러 번' 나왔을 때 등 총 4가지 상황에 따라 기사를 해석하고 실제 투자에 적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식이다. 경제신문 초보 독자들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는 한줄 기사를 보고 '경기 회복이 상당히 진행되었고 가계 소비와 기업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주식시장도 꽤 상승했음'을 읽어낼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 최진기는 수능 사탐영역 강사로 유명한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최진기의 생존경제>라는 강의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같은 이름으로 나온 책을 포함하여 경제 관련 저서를 몇 권 냈다고 한다. 이번 책에는 저자의 동영상 강의가 수록된 CD가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CD가 책 중간에 붙어 있어 좀 불편했다.

 

 공부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시간을 두고 찬찬히 곱씹으면 경제신문을 읽는 데 꽤 도움이 될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