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없는 '작은 나무'는 인디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산 속에서 살아간다. 처음의 이름은 '작은 잎'이었는데, 어느 새 할머니는 '작은 나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작은 나무'는 주로 할아버지와 다니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했다. 빠트리지 않고 했던 일은 서점에서 몇권씩의 책을 빌리는 것이었는데, 주말 저녁이면 벽난로 앞에서 유일하게 글을 아는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에게 글을 읽어주셨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읽어주는 모든 책의 내용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었고, 정치가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쉽게 흥분 하셨다. 할머니는 '작은 나무'에게 책을 빌릴 때 사전도 함께 빌려와 하루에 다섯개의 단어를 외우고 그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작은 나무'는 매일 같이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만드는데, 도저히 문장이 생각나지 않는 단어가 있는 날에는 유독 하기 싫어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할아버지와 길을 갈 때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면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듣기위해 잠시 서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할아버지와 함께 다니면서 '작은 나무'는 달이 차고 빠지는 것에 따라 작물을 심고, 새들과 나무의 소리를 듣는 법을 배우며, 인디언 식의 예절과 사랑을 배웠다.

'작은 나무'는 어리지만, 산 속에서 자연을 최소한으로 이용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가진 아이로 성장해갔다. 할아버지는 쉽게 흥분하고 화를 내는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지만, 누구보다 '작은 나무'를 사랑하고 할머니와 '작은 나무'를 위해 열심히 일을 했다. 할머니는 온화한 성격으로 항상 차분하게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이었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주어진 환경 내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소박하지만 커다란 믿음과 사랑으로 뭉쳐진 단단함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한 번 읽고 나면 결코 읽기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고난 독자들은 이제 그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세계를 보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책을 읽는 내내 푸르름이 우거진 사이로 화창한 햇볓이 사이사이 비추는 산속 작은 나무집이 그려졌다. 그 안에서 도란도란 모여 오늘 해야 할 일을 각자 열심히 하고, 저녁에는 벽난로 앞에서 함께 책을 읽는 '작은 나무'의 가족들이 내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듯 했다.

책을 읽고 행복해 지는 이유는, '작은 나무'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잠시 어린 '작은 나무'가 되어 할머니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집에서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서 나도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며 욕심과 시기가 없는 세상에서 잠깐 지친 삶을 쉬고 싶었던 것 같다.

서로를 배려하고 끝까지 지켜주는 할머니 할어버지의 마지막 장면에 가슴이 뭉클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화려하고 불꽃이 튀는 정열적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끊임없이 노력하며 서로를 지켜주는 인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