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갖고 싶니? by Anthony Browne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 고맘때 아이들의 심리를 참 잘 표현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유치원 다녀온 아이가 주절주절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친구들의 물건, 갖고 있는 것, 보는 것, 먹는 것 등

굉장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것인데, 누군가가 갖고 있는 걸 보고는 급 관심이 생겨 자신도 갖고 싶다고 할 때가 있고,

좋아하지도 않는 간식인데, 친구가 갖고 와서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꼭 먹고 싶다고 다음에 꼭 싸달라곤 합니다.

그 자체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친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아지는 경우이지요.

그리고 한번 충족이 되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곤 하지요.

그래서 더욱더 아이의 마음에 이 책이 쏙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 멋진 것을 들고 나타나 <너도 갖고 싶지?>하고 말하는 친구 제레미,

하지만 제레미의 질문에 쿨한듯 무심한듯 그냥 지나치곤 하는 샘이 있습니다.

한번쯤 관심을 보일만도 한데 샘은 매번 무관심합니다.

그래서 제레미는 더욱더 그럴 듯한 것들로 샘을 유혹하지요.

나한테는 이런 것들이 있는데, 너도 갖고 싶지? 하고요.

새 자전거에다 해적 놀이 용품, 어마어마하게 많은 막대 사탕까지....

하지만 그렇게 묻는 제레미는 샘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마음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자랑하고 싶은가 봐요.

나눠줄 것도 아니면서, 만져보게 할 것도 아니면서

아이들을 유혹할만한 것들을 갖고 와서는 자랑하는 아이들이 사실 예뻐 보이지는 않지요.

이제 유치원 아이들도 그런 것들이 유치하다는 것을 알만한 때가 되었나 봅니다.

새롭고 멋진 것들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보물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도 부럽지 않을 거에요.

그래서 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샘을 통해서 통쾌한 마음의 자유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늘 친구가 부러운 우리 아이도 어쩌면 샘에게서

자신이 가지지 못한 당당함을 발견하곤,

그런 자신감을 부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