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대개는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실패를 거울삼아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임을 보게 된다. 실패했으니 하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이러이러해서 실패했으니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다시 도전하면서 결국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수많은 좌절 속에서 다시 도전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포기라는 달콤한 유혹 앞에 쉽게 무너지는 것이 나약한 우리 인간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실패를 딛고그럼에도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수만, 하면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가수가 더 친근하겠고,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가히 SM 리퍼블릭을 이끄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가수였던 이수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문화를 이끄는 한 사람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집중 조명하고, 왜 성공할 수밖에 없었고, SM 소속 가수며 배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치열하게 거쳐온 과거와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현재를 보여준다.

SM, 하면 연습생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소속사 중 하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속사 중 하나로서 이곳에서 연습생을 지내기만 해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아이돌을 만드는 데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는 말일 것이다. 게다가 치열한 준비와 아이디어로 지칠 줄 모르고 새로운 것들을 쏟아낸다. 그 힘과 노하우는 어디서 나올까.

저자는 그 힘이 이수만의 안목과 굴곡진 과거 경험에서 나온다고 한다. 1인 기획사로 시작해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가수의 날벼락과도 같았던 실수로 회사의 존폐 위기를 경험하기도 하고, 자신의 뜻을 고수한 첫 번째 일본 진출이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고, 멤버들 간의 계약 문제로 팀의 해체 위기 등 SM이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를 몰랐고, 실패의 경험을 값진 경험으로 바꿀 줄 알았으며 실패를 줄이기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등 지난한 과정을 되풀이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길만을 걸었던 것이 지금의 SM을 있게 만들었다.

특히 대한민국에 아이돌이라는 문화가 너무나도 낯설었음에도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고 준비해 나가는 기획력과 시도할 줄 아는 용기,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성공한 케이스를 발빠르게 벤치마킹 하는 능력이 지금의 SM을 있게 만들었다. 게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혈기왕성한 젊은 아이들을 '꿈'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면에서 수장으로서의 뛰어난 감각과 추진력도 엿볼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전 세계인이 그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SM이 예전과 달리 알게 모르게 소송에 휘말리는 모습도 보게 되고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기사화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오랜 세월 한길만을 바라보았기에 지금의 성공을 이루었는지 모르지만 그 성공이 있기까지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소속된 가수들과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고 그냥 지나쳐버릴 때 팬심 또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문화콘텐츠 사업은 이제 세계로 뻗어 그 나라를 대표하고 존재감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분야가 된 만큼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를 대표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거기에 어쩌면 SM의 미래도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실패를 한다. 하지만 누구나 성공하지는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좌절을 이겨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먼 훗날 뒤돌아보며 실패가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웃을 수 있는 것 또한 성공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분야에서 기획이 없는 곳은 없다. 우리가 살며 접하는 모든 분야도 아이디어를 기획하여 구체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자기 인생의 기획자인 것이다. SM 리퍼블릭이 기획자 이수만이 꿈꾸는 문화제국이라면,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가 꿈꾸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