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누구나 조금씩은 짜증을 내며 살아가겠지요.  생각처럼 일이 안풀릴 때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주위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쉽게 "짜증나"라고 말을 하죠. 누군가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 법을 안다면 짜증도 마음의 신호이기 때문에 짜증 안내고 잘 지낼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사실 쉽게 실천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만큼이나 짜증을 쉽게 잘 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거에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보일 수 있는 마음의 감정 중 하나일텐데 그래도 어른들은 자기컨트롤도 할 수 있고 이성적으로 생각도 하며 짜증을 줄이려는 노력도 하게 되는데, 과연 아이들이 보이는 짜증은 그 끝이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짜증쟁이 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그 부모인들 이성적으로 마음을 다스리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모 속 또한 짜증이 마음 한 가득 채워져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짜증쟁이 아이와 부모에게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며 사이좋은 관계로 극복해 나가는 따뜻한 동화책이 있습니다.

 

소중애 작가님의 <짜증방>입니다. 책을 보면 짜증방이라는 글자와 함께 한껏 짜증내고 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뭔가 잔뜩 화가 난 것 같은데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이 주인공 아이의 이름은 도도에요. 그림에서처럼 도도는 짜증대마왕이에요. 도도의 짜증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것 같은데 어떤 방법으로도 해소될 것 같지 않아 보여요. 그런 도도가 궁금증 투성이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습관처럼 부리던 짜증과 나쁜 말버릇 행동 등을 소중한 경험을 하면서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은 내면의 성장스토리입니다. 궁금증 투성이 할머니가 엄마의 진짜 이모인지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할머니가 도도에게 대해는 태도며 할머니가 들려주는 말을 통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생각거리도 전해줍니다.

 

도도는 왜 이렇게 매사에 화가 나는 것일까요? 극단적으로 표현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짜증이 심한 아이들은 이보다 더한 아이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엄마인지라 도도의 엄마가 남의 일 같지 않아요. 엄마들의 마음은 같은 엄마라는 이유로 설명안해도 이해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 아토피를 앓고 있는 도도에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유기농 야채들로 정성스럽게 만든 식사, 하지만 짜증쟁이에게 이런 밥이 맛있을리 없겠네요. 친구들에게도 서슴없이 짜증부리고 괴롭히면 남들의 시선 앞에서 엄마는 또 어떨까요. 이 책에는 그런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격하게 공감해보게 됩니다. 할머니의 짜증방을 엿보고 짜증방에서 어릴적 짜증쟁이였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도도는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엄마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였는지를요. 제 3자가 되어 자신의 말과 행동을 보면 어떨까. 많이 부끄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짜증만 부리던 도도가 그동안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상처를 받았을 엄마의 감정을 조금은 알게 되면서 자신이 얼마나 나쁜 아이었었는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찡그리고 얼굴에 주름을 만들던 아이는 어느새 활짝 웃는 아이로 변했습니다. 친구가 어려운 일에 당했을 때 친구를 위해 불의에 맞써 싸워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낯선 이에게 웃으며 친절함도 발휘하는데요. 동화속 도도처럼 우리 짜증쟁이 아이들도 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집에도 궁금증 할머니가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책을 읽어주며 아이와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얘기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과 짜증부리며 보내기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금방 커버리는 우리 아이들과 좋은 책을 공유하고 얘기도 해보며 사이좋게 지내는 시간을 갖는 것 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이 책이 그런 시간을 선물할 것 같습니다. 짜증방의 도도의 경험이 과연 현실인지 상상인지 의아해하며 아이들은 어느새 이야기속으로 빨려 들어가기에 충분한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