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게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런 가정 자체가 혐오스럽고 무서운 일이지만 오자와 세이코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지...

그녀는 자식 잃은 슬픔에 처절하게 반응했지만 인간이성을 뛰어넘는 인류애적인 사랑을 표현해주고 있었다.

나라면 도저히 용서못할 일인데도 유이치를 감싸안아주며

피의자의 부모까지도 인생을 되돌아볼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흔히들 지나친 모성애는 문제없다고 하는데

자식에게 헌신하듯이 맹목적으로 사랑을 퍼붓는 엄마들의 결과는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내 아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소통과 공감이 없는 일방적 사랑의 맹점에 대해 꼬집는 작가의 의도대로 유이치의 부모를 보며

나 자신과 우리 부부의 양육태도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둔감하게 태연하게 자기 자식을 상처입혀 버린단다.

상처입히는 것이 마치 부모의 특권인 것처럼 착각하고서.."

라고 말을 하는 도미타 조사관은 얼음장 같았던 유이치의 마음을 조금씩 녹여가며 의사소통을 시도하는데

푸짐한 덩치에 그려진 캐릭터도 좋았지만 따뜻한 애정어린 말과 관심이 내게도 전해져서 관심을 갖고 지켜본 인물이기도 하다.

부모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주변인들에게 이런 삶의 태도를 전하는게 필요할 것 같다.

 

엄마를 너무도 좋아하면서도 일방적인 사랑만을 주던 그녀를 매몰차게 밀어버렸던 유이치의

불우하면서도 쓸쓸한 인생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연민이 든다.

어찌 보면 바쁜 현대인들이 낳은 괴물같은 현상은 아닌지...

아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해주며 쌍방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아이와 지냈다면

유괴와 살인이라는 그리고 부모를 거부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그저 안타까움으로 보기에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화책이지만 무엇보다 치밀한 감정묘사가 뛰어나고,

있을법한 사건전개로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주제가 특별한만큼

대한민국 부모들이 많이 봐줬음하는 바램이다.

지금 밖에는 몹시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는데 혹시 우리 아이들의 가슴에

이런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지 한번씩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