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라는 의미가 끌리는건 모든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느정도의 악마적 성격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성악설"을 신봉하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문득문득 내맘속에서 떠오르는 악마적 성격이 단지 겉으로 표출되지 않을뿐이라는 맘이 들기에 다른 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만 보고 미리 지레짐작했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마음속의 악마를 되새김질 하는 그런기분을 나타낸 내용일꺼라고.......  그런데, 읽는순간 허거덩~ 놀랄수밖에 없었다.  정말 주인공의 안에 악마가 살았던 것이다.  물론, 거기 나오는 인면창을 악마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술술 잘 넘어가는 책장을 넘기면서, "뭐야 이거?" 라는 말만 되풀이 했던 거 같다. 

어디에서도 판타지라는 말을 본적이 없는거 같은데, 내용은 완전 판타지를 방불케하며, 거침없이 내뱉어지는 성적인 단어들과 성에 관한 얘기는 통쾌하기 보다는 불편함을 준다.  물론, 나역시 보수성을 어느정도 지닌 사람이라는건 인정하지만, 성에 관한 얘기들을 깨놓고 얘기하는걸 나쁘게 보진 않는다.  다만, 책속에 나타난 언어들이 웬지 모르게 불편하게 한다.  뭔가 교육적인 내용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읽을수록 황당한 느낌은 이루 말할수 없다.

 

 

어릴적 고아로 수녀원에서 자란 프란체스코.  그녀는 그야말로 순수 처녀로서 검소하며, 욕심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인면창이라는 종기가 생기고, 그 종기가 말을 건다.  게다가 그 인면창이라는게 여자로서 성적 매력이 없는 사람에게만 생긴다니 이 무슨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인가.  게다가 팔에 생겼던 인면창이 어느순간 프란체스코의 아랫도리로 옮겨간다.  나참,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란 말인가.  말을 하기도 하고, 음식을 먹기도하고, 프란체스코에게 "못쓸여자, 몹쓸여자"라고 외치는 인면창.  매력이 없고, 섹시함을 지니지 않았기에 아무짝에서 필요없는 여자라는 거침없는 말투.  그리고, 마지막은 무슨 어중간한 동화를 섞어 놓은듯한 유치한 결말까지......  물론, 현대사회의 섹시코드만을 밝히는 모습을 비틀어치기했다면 책속에서 또다른 의미를 발견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 비틀어치기를 밝혀내기가 싫어지고, 이책에 대한 황당함만이 먼저 생기니 다른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직선적인 언어의 수법이 나빠서 실망한것이 아니다.  그저 내용이 웃기고 유쾌하고 통쾌하기 보다는 책을 점점 읽어나감으로서 기분나쁜 감정이 더 치솟아 오르니 문제인것이다.  작가의 색다른 정신세계를 칭찬하기보다 나의 황당스러움과 실망스러움에 비중이 더 커지니 그야말로 아쉬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