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영업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 있는데 영업 일을 한다는 말을 ‘가방 들고 다닌다’고 하고, 들고 다니는 가방을 ‘약가방’ 이라고 한다. 예전에 어떤 제약회사에서는 검정색 가방을 신입 영업사원한테 나눠줬다고 하는데 그걸 사람들은 007 가방이라고 했다. 가방 안에 판촉물 볼펜과 메모지 그리고 제품 브로셔가 가득 들어가 있는데, 남들이 보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영업사원에게 그 가방은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는 밥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나에게도 그런 소중한 가방이 있다. 제약영업을 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진 않았지만 내가 가지고 다니는 가방이 안쓰러웠는지 어머니는 동대문에 가서 검정색 가방을 사오셨다. A4용지와 브로셔가 들어갈 수 있는 가방이었고, 그 가방에 나도 볼펜과 브로셔를 가득 넣고 다녔다. 중간에 손잡이 부분이 헤져서 부모님이 한번 고쳐온 것 빼고는 다닐 만했다. 몇 년 동안 썼던 그 가방을 이제는 옷장 안에 고이 간직하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그 허름한 가방을 통해 벌어들인 월급, 열심히 했던 추억들, 그리고 신입사원의 멋모르던 열정과 패기가 기억나기 때문일 것이다.

 

[꿈꾸는 가방의 비밀] 제목만 보고 딱 어떤 내용인지 알겠다고 생각한 것은 나 뿐이었을까? 저자가 제약영업과 보험영업을 했다는 것을 보고 가방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와 비슷한 업계에 있는 분이 썼다고 하니 더욱 반가웠고, 영업 선배인 저자가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까 궁금하다는 생각에 이렇게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책은 간단히 보면 1. 출사, 2. 입문, 3 통찰- 성공의 공통분모 KASH, 4. 귀환 이렇게 나누어 진다. 출사에서는 대학 졸업 후 제약 영업을 하게 된 이야기, 입문에서는 보험 영업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 3번째는 KASH법칙 소개, 귀환에서는 KASH법칙 습득 후 점차 발전해 나가는 이야기 이다. 큰 틀에서 보면 1부 2부 4부는 KASH법칙을 소개하기 위한 밑받침이 되는 것 같고, KASH를 통해서 성공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저자가 강조하는 KASH에 대해 알아보자. K(knowledge)는 지식, 깨달음을 통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목표 설정하는 방법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SMART기법과 HARD기법이다. SMART기법 Specific(구체적인), Measurable(측정가능한), Action oriented(행동지향적인), Realistic(실질적인), Time Limited(시간이 정해진)이고, HARD기법은 Heartfelt(진심이 담긴), Animated(생생한), Required(간절한), Difficult(어려운)이다.

 

A(Attitude)는 태도, 개인이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신념 이다. 소명을 가지고 고객을 사랑하고 일에서 재미를 찾고, 무대포정신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S(Skill)에서는 설득의 기술이 나오는데 폭력을 쓰지 않고 부드럽게 소통하는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질문하고, 듣고 사람을 인정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H(Habit)은 학습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얻어진 행동방식이다. ‘비상의 원리’가 나오는데 이것은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 이상을,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려야 함을 말한다. 자신만의 리츄얼(ritual)을 만들고, 일을 시스템화해서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꽃은 향기로 말하고 영업은 성과를 말한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나도 영업사원으로 무엇보다 ‘숫자’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직업이기에 저자의 말들이 많이 공감이 되는 것이 많았다. KASH법칙과 SMART법칙에 대해서는 영업 교육 시간에 많이 배운 내용이라 공감 되는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작가에 대해 부러운 것은 원하는 삶에 초점을 맞추어 살아가는 태도인 것 같다. 어떤 자리에 있던지 자기자신이 열망이나 도전이 있는 삶을 산다면 어느 순간에 나도 내가 원하는 위치에 서 있지 않을까? 생생한 꿈을 내 가방에 담아 다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꿈이 없는 가방은 무의미한 도구일 뿐이다. 무거운 짐이다. 하지만 꿈이 담긴 가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눈빛이 다르다. 살아 움직인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 장애물은 보이지 않는다. 장애물은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만 보이기 때문이다. 가방은 당신의 꿈을 닮아 간다. 가방 속에 오랫동안 꿈을 품으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 당신을 닮은 소중한 꿈 하나가 필요하다. (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