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작품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난해한 작품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에 보았던 <크리톤>, <메넥세노스>, <크리티아스>에 비하면 상당히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물론 제대로 소화한 것 같지 않아서 나중에 더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을 읽어가면서 처음에는 그다지 큰 여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지나가던 소크라테스를 초대한 크테시포스와 히포탈레스의 초대를 받아서 시작된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히포탈레스의 연인인 뤼시스와의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다가 소크라테스는 히포탈레스의 뤼시스를 대하는 방법의 잘못됨을 지적하고 올바른 방법을 논리적으로 납득시킨다. 이 부분은 상당히 신선했다. 뤼시스를 좋아하여 히포탈레스가 그를 위한 노래도 부르고 하는 것을 곁의 크테세포스가 눈뜨고 못봐주겠다는 태도로 깐죽거리다니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이렇게 진행된 이야기가 소크라테스의 일명 나쁜남자가 되라는 식의 조언으로 끝나게 되는 데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히포탈레스, 소년 애인과 대화를 나눌 때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네. 자네가 하듯이 애인을 추켜세워서 우쭐하게 만들 게 아니라 깎아내려서 위축시켜야 한다는 말일세"

 이러한 조언은 오늘날의 연애기술의 밀땅을 떠올리게 하니 참 신선하기도 했다. 물론 소크라테스의 이러한 생각은 차근차근 따져보고 나온 결과임에는 분명하지만 말이다. 

 이 부분 이후로 전개되는 필리아에 대한 논의는 매우 헷갈리는 부분이었다. 옮긴이의 해설을 본다면 논의되는 것들은 필리아와 에로스에 대한 이야기라고 나오지만 본문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사랑하는 자가 사랑받는 자와의 관계는 친구냐?"

 "사랑을 받기만 하는 사랑받는 자와 사랑해주는 자의 관계는 친구냐?"

 "사랑을 주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자는 사랑이 아닌 미움을 주어도 친구냐?"

이런 이야기로 점차 논의의 합당한 대상을 찾아가는 과정은 정말 정말 헷갈렸다. 미묘한 번역상의 문장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하고 소크라테스 특유의 진리를 찾아가는 탐구방식이 까다롭기도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면서 상대방에게 지속적인 질문을 하고 종국에는 상대방에게 스스로의 무지를 깨우치게 하는 탐구방식은 정말 경의롭다. 

 읽어나갈 때는 좀 이해가는가 싶더니 다 읽고 정리 해보려니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