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것 같다.

사실 그대로 얘기하면 상대방이 상처 받을것 같아서,

혹은 굳이 진실을 밝힐 필요가 없어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꽤 오래된 미국영화로 기억나는데,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굉장한 부잣집의 외동 아들.

그는 사랑을 믿지 않는 냉정한 일중독자였는데, 우연히 출장을 간 시골 마을에서

눈사태로 인해 고립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 시골 마을에서 한 아가씨를 만나게 되고 

순수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든다.

그런데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신분을 속이게 되고, 결국 이 거짓말로 인해

두 남녀는 오해가 생겨 헤어지게 된다.

로맨스 영화의 전형적인 엔딩을 따르는 이 영화도 결국 두 연인의 오해가 풀이면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었다.

난 이 책 <행복한 거짓말>을 읽으면서 이 영화가 떠올랐다.

이 책의 주인공은 몇 편의 드라마 시나리오로 

천재 드라마 작가로 널리 알려지게 된 나오키.

그는 천재 작가라는 중압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결국 드라마를 펑크 낸 채 

하카타라는 시골 마을로 도망을 가게 된다.

나오키는 그곳에서 자신의 신분을 속인채 히사노리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도그우드라는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귀여운 라면가게 아가씨 고토미를 만나 사랑을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나오키가 이 시골마을의 조그만 술집 도그우드에서 일어난 소소한 이야기들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방송국에 보내게 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위기를 맞게 된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간 추억들이 고스란히 재연이 되어 드라마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고토미는 히사노리를 의심하게 된다.

드라마는 점점 인기를 얻어가고 고토미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지 못한 나오키와

나오키를 더이상 믿을 수 없는 고토미의 관계는 점점 오해와 불신이 쌓이게 되고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두 사람은 이대로 영영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인 <행복한 거짓말>은 

나오키와 고토미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도그우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지만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전작 <폭풍우 치는 밤에>에서 귀여운 양과 늑대의 종족을 초월한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준 이 책의 저자 기무라 유이치는 이번 작품에서도 

평범한 소시민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잔잔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천재 드라마 작가라는 사람들의 찬사를 이겨내지 못하고 도망을 쳤던 나오키는

히사노리라는 평범한 바텐더로 변신하여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점점 성장해 나간다.

나오키의 거짓말은 결국 그에게 사랑과 성공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이 모두  '행복한 거짓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