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카툰을 그리던 작가가 에세이와 카툰을 혼합하여 쓴 글과 그림들을  모은 책이다.  그림과 함께 있어서 글의 내용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지만 짧은 글에서 느껴지는 긴 여운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 존경스럽다. 글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지만 카툰에는 작가의 개성이 더욱 많이 묻어나는 만큼 천천히 시간내서 조금씩 읽으며 그림과 글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면 좋을 듯 싶다.

’세상 틈바귀에’는 우리나라의 민속화를 보는 듯하다.  약간은 투박해 보이는 인물과 사물들, 그림체가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한 페이지에는 카툰을 넣고 다른 한 페이지에 짧은 글을 실었다. 흰색의 넓은 공간이 수묵화의 여백의 미를 살려내 듯 조금더 여유롭게 글과 그림을 감상하고 생각할 수 있기 해주었다. 
'사람아, 사람아', '옛이야기 하듯...', ' 신 상식의 오류', '어머니의 어머니...'의 4가지 대주제에 소주제의 카툰들이 담겨있다. '매듭 냉면, 돈표 성냥, 통일타령, 평화의 무기' 등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내용과 통일과 같이 사회적인 내용까지 주제가 다양하다. 그리고 '옛이야기 하듯' 주제의 카툰들은 흥부전, 심청전, 홍길동전의 장면들을 활용하여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작가는 가볍지만 진중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잠시 생각에 잠겨보게 되는 책이다. 금방 읽어버리지만 나중에 다시 한번 꺼내 천천히 조금씩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