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률의 판타지 소설 <하프 블러드>는 소설의 제목처럼  하프블러드, 즉 인간과 오우거의 피가 반반씩 섞인 혼혈 괴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오우가는 5미터에 달하는 거대 괴물로 묘사되는데 인간과 오우거의 혼혈이 태어난다는 설정이 조금은 무리가 있어보이지만 그렇게 되는 과정을 나름데로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보통의 판타지와는 다른 색다른 주인공을 내세우는 김정률 소설의 가장 좋은 점은 이야기의 빠른 전개이다. 보통 무협, 판타지 소설은 별 내용도 없이 질질 분량만 길게 늘릴다는 느낌이 많은데 김정률의 소설은 그런 점이 적고 내용 전개가 빠르다. <하프 블러드>도 빠른 내용전개와 화려한 액션의 재미에 푹 빠져볼 수 있는 멋진 퓨전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또하나 혼혈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혼혈에 대한 나쁜 시선, 특히 이 책에서는 괴물이라 할  수 있는 오우거와 인간의 혼혈이니 얼마나 사람들의 차별이 심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인간과 오우거의 장점을 충분히 이어받아 머리가 비상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 보통 오우거 보다는 작은 3미터 정도의 키이지만 인간의 말과 글을 읽고 뛰어난 머리를 갖추고 있어 지략도 뛰어나다. 순수함에 나쁜 인간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그렇게 세상을 알아가면서 자신의 홀로서기에 도전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