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시절에는 서해에서 연평도 포격과 같은 남북 충돌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알려주고 있다.  "안보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주는 것" 마지막 장의 마지막 주제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앤엘엘 문제로 정치판과 대한민국이 뜨거웠다. 이런 저런 말과 과정보다 결과가 어땠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안보라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직접 총을 맞대고 포화를 몸으로 느껴야하는 사람들은 삶과 죽음이 중요하다. 서해 방어를 위해 정부와 군의 상층부에서 여러 가지 대안을 내놓았지만 결과적으로 연평도와 서해는 긴장과 군사 대결의 요충지가 되었고 한반도 전쟁위기의 뇌관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서해에서 벌어진 다섯번의 전투를 상세하게 분석한다.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당시 지휘관들과 각 군의 장성들을 두루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 대화를 하는 것처럼 문장을 구성하여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통찰하며 주변의 상황과 정황을 바탕으로 자신의 평가도 함께하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쳐 판단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정보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서해에서의 교전 상황을 재구성하고 그 원인과 문제점,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앤엘엘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서해 지역이 분쟁지역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의 이익에 의한 긴장고조가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저자의 분석은 합동참모본부의 비전문적인 전투지휘와 능력부족,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관료와 장성들의 행태, 정부의 북에 대한 정확한 인식부족을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천안한 침몰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하고 확언은 하지 않지만 어뢰에 의한 침몰에 무게를 싣고 있는 점이다. 어뢰, 기뢰, 좌초 세 가지 주장과 근거를 각각 소개하고 있지만 어뢰, 기뢰에 의한 침몰에 비해 좌초에 의한 침몰의 주장과 설명은 너무 적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대로 어뢰에 의한 침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의 타당함을 인정하며 믿음의 문제가 아님을 말하는 점은 매우 훌륭하다. 민주국가에서 정부의 말은 무조건 믿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 비판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는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