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갖게 된 느낌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연결되지 않고 중간중간 끊기는 탓에 마치 그날그날의 일상을 적은 일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장편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이나 책갈피를 끼워 둔 후 다시 읽기를 시작했을 때 지난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내야 하는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한 반면, 상황 설명에 대한 한계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들의 일상 속 현장에 들어와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그다지 실감할 수 없는 부분들을 불필요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너무 세세하게 표현하는 데서 오는 조잡한 느낌도 받았다.

 

 

이야기를 통해서는 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세계 어디나 다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서양과 동양, 아프리카와 같이 지역적 특성에 따른 차이는 다소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의 본성에 의한 기본적인 삶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시작되고, 이어지고, 끝나는 그 작은 세계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웃고, 울고, 의지하고, 부딪혀 살아가는 한결같은 모습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 말이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우리들의 삶 속에도 가족인 누구로 인해 즐겁고, 기쁘고,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듯이, 이 소설 속 이야기 또한 그런 우리들의 삶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갓 마흔 된 이혼녀가 주인공인 이 소설은 평범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도 같다. 홀로 되신 아버지 그리고 다섯 형제가 각자의 삶을 살고는 있지만 그들은 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서로 간섭하고 개입하게 된다. 혼자 되신 아버지를 염려하고, 홀로 사는 동생을 위해 언니가 나서서 일을 벌이고, 동생 부부의 마찰을 지나칠 수 없어 마음 쓰며 오래 전 온 가족이 함께 생활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생활 관습이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쉽게 와 닿지 않는 부분 또한 분명히 있다.

 

 

이혼녀인 동생의 새로운 반려자를 찾기 위해 언니는 개인 광고를 내고 자의든 타의든 주인공은 광고의 메지를 확인해 가며 한 사람 한 사람 만남을 갖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자기를 찾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게 되는 바람직한 모습에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한 '비밀과 거짓말의 차이'가 무엇인지...........

 

 

사랑에는 비밀이 없어야 하는 것처럼, 진실은 '비밀'로 하여 자신의 마음 속에 깊숙이 감춰 둔 채 상대방에게는 아름답게 포장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