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인《도설(圖說) 삼국지》의 도설(圖說)에 대한 풀이가 표지 뒷면에 적혀 있다. 예전 우리 학자들은 좌측에 지도와 그림을 놓고, 우측에 글을 배치하여 내용의 이해를 돕는 데 좌도우서(左圖右書)를 활용하였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 풀이에 걸맞게 이 책은 기존의 소설과는 그 형식이 매우 다르면서도 신선한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삼국지>로 알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명나라 초기의 작가 나관중이 쓴《삼국연의》라는 장편소설에 기초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책은《삼국지》,《후한서》,《자치통감》과 같은 정사에 근거하여 소설에 담긴 허구가 아닌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밝혔다고 저자는 서문을 통해 전하고 있다.

 

삼국시대의 주요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을《삼국연의》의 관련 내용과 비교하여 서술한 주제문,《삼국연의》중 관련된 부분을 알맞게 줄여 게재함으로써 그 차이와 허구를 밝히고 있는 삼국연의 발췌, 사건의 장면을 그림으로 묘사한 주제그림, 현존하는 삼국의 유적지와 그와 관련된 명소를 사진과 설명으로 소개한 여행명소, 삼국시대에만 사용된 용어나 어휘 또는 어려운 한자어를 이해하기 쉽도록 풀이한 용어해설, 삼국의 주요사건 발생장소 및 관련인물, 명소, 유적지 등의 지리적 위치를 적시한 지도,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의 생애와 사적 등 기본 정보를 담은 영웅과 책사, 삼국의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주요 성의 기본 개요를 담은 삼국의 격전지, 삼국의 사건이나 인물과 관련된 역대의 아름다운 시(詩)와 사(詞)를 담은 시사, 삼국의 역사나 인물과 관련된 유명하거나 아름다운 문장을 담은 명 문장 등을 별도의 공간을 활용하여 각각 실음으로써 이 책에 적혀 있는 표현 그대로 삼국의 역사는 과거의 단편이 아닌 우리에게 살아 숨쉬는 역사의 한 장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한, 한마디로 삼국지 종합 안내서라는 생각이다.

 

수천 년의 중국 역사상 고작 60년, 여기에 전 후를 더한다 해도 100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 삼국시대가 중국의 전체 역사에 큰 영양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이 책의 저자 심백준은 첫째, 조정이 부패하여 천하가 혼란해지고 군웅이 할거했다가 삼국의 정립으로 발전하는가 하면, 다시 새로운 통일이 실현되는 대 격변의 시대였다. 이에 따라 걸출한 정치가와 군사전략가 및 문무를 겸비한 뛰어난 인재들이 출현했다. 둘째,역대 왕조를 계승 발전시키면서도 대담한 변화와 창조를 통해 정치제도, 군사이론, 전략전술, 철학사상, 문화예술 등의 방면에서 큰 변화를 일으켜 후세에 심원한 영향을 끼쳤다. 셋째, 역사상 중국 내 각 민족 관계에 있어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삼국의 태동을 시작한 위나라 편에 해당하는 내용으로서 적벽대전으로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에 패배한 뒤 북방을 안전시키는데 주력 위왕이 된 조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많은 사람들은 조조에 대해 사람됨이 잔인하고 남을 잘 속이며, 의심이 많고 사람 죽이는 것을 즐겨 '간웅'의 전형으로 묘사하며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데, 이는 이 시대의 위정자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벌이는 행태를 돌아보게 한다는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소설로 읽고, 영화 또는 드라마로 보고, 이야기로 들어 알고 있는 <삼국지>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를, 어떤 사람은 적벽대전과 같은 전술, 전략, 전투를, 또 어떤 사람은 난세를 헤쳐 나가는 영웅호걸들의 지략을 통해서. 그러나 역사가 주는 진정한 교훈은 다른 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아직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일부 권력자들, 그리고 권력을 좇는 자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답답한 마음만 더해주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