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MBC를 통해 ‘곤충, 위대한 본능’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접했다. 사실 곤충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무섭거나 혐오스러운 생명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곤충이라는 생명체에 대한 친근감이 형성되었고, 대자연 속에서 그 나름의 역할과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요한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청결의 역습 또한 세균에 관한 이야기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류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될 존재로만 비치는 세균. 인류에게 수많은 병들만 옮기는 부정적인 존재로만 인식되던 세균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 책은 세균, 세균과 면역체계의 관계 그리고 우리 몸에 좋은 유익균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지구상에는 실로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가 세균이 존재하고, 인류가 아직 확인하고 분류하지 못한 세균도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세균과 우리는 함께 진화해 왔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세균들이 우리의 몸 안팎에 상주하게 된 것이다. 세균은 엄연한 우리 몸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고 멸균이나 항균의 개념이 생기면서 우리가 생각지도 못 했던 면역계통의 질환들이 발생하고 있다. 근원적인 원인이나 치료법을 찾지 못하는 병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최근 학자들은 기생충의 박멸이나 멸균, 항균 등으로 우리의 면역체계가 무너지거나 염증반응이 생긴다고 말한다. 불과 몇십 년 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던 일반적인 물질들이 알레르겐으로 작용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역체계의 이상이나 염증반응들은 우리의 몸에 적절한 세균이 잘 자리잡고 생활한다면 없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로 알려진 장내 유익균(비피더스 등)은 아토피나 다른 많은 질병들의 치료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신비하고 다양한 인체의 메커니즘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 출산 과정에서도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 또한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세균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상생하는 모습의 일종이라고 보여진다. 한 예로 임산부는 태아를 위해 두 가지 세균을 준비한다고 한다.

 

하나는 비피더스균으로 임산부의 유두에 비피더스균이 생겨 아이의 모유 수유를 통해 장에 안전하게 자리를 잡고 영역을 점유할 수 있게 되고, 다른 하나는 락토바실러스균이라는 것으로 태아가 산도를 통과할 때 자연스럽게 산도에 존재하고 있는 이 균으로 샤워하는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이것은 일종의 유해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유익균을 몸에 지니고 태어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임산부의 모유에는 올리고당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 소아나 성인조차도 이런 올리고당을 소화하여 흡수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올리고당은 장에 존재하는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비피더스의 일종)이라는 세균만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한다.

이것 외에도 구강 내의 유해 세균이 줄어듦으로 인해 심각한 구취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현상을 유익균으로 치료하는 방법, 설사병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른 환자가 건강한 사람의 변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한 아토피의 치료 등등 세균과 관련된 면역체계의 이상에서 오는 다양한 질병들을 치료하거나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이 책은 SBS 스페셜 ’99.9% 살균의 함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내용은 인지하고 접했다. 하지만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와 활용방법 등을 얻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실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발생하는 많은 질병들에 대한 해답을 대자연을 통해 찾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