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부모라는 역할에 문제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을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고 주변에 많은 지인들도 그러한 것 같다. 육아에 관련된 책들을 읽거나 TV프로그램을 보면서 ‘난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또는 ‘난 꼭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부 서양의 문화권(이혼가정, 패치워크 가정, 주말 아빠 등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주로 다루어져 다소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책의 중반부를 지나면서부터 일반적인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었고, 나에게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이야기들이 쉽게 정리되어 있어 읽기에 편했다.  

 

아이의 단점을 보지 말고, 아이가 저지른 실수를 이야기하지 마라. 장점만 보고,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이야기하라. 아이가 옳은 행동을 하면 알아차리고 잘 했다고 칭찬해 주어라. 칭찬해줄 것이 없다고? 그렇다면 더 유심히 보아라!  p115

 

우리는 부지불식 간에 아이를 통제의 대상이나 관리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고, 안된다는 말을 사용하며, 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아이를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로 보기를 강조한다. 올 한 해 스칸디맘이나 스칸디대리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스칸디니비아식의 심플함, 모던함 그리고 실용적인 문화를 자녀의 육아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책 읽기를 통한 아이와의 정서적인 교감이 있다. 수직적이지 않으면서 수평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부분인 것 같다.

 

“훈계보다는 관계를, 감독보다는 대화를 중시하라” p126 

 

이 책의 제목이 슈퍼파더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슈퍼파더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지전능한 슈퍼맨과 같은 능력을 지닌 아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통의 아빠도 사회적 능력을 기본으로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와의 정서적인 교감까지 가능해야 한다고 하니 아빠들의 어깨를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빠는 경험을 쌓을 수는 있지만 아이와 그들의 행동을 실수 없이 다룰 수는 없다. 완벽한 아빠가 되겠다는 꿈은 버려라. 아이들이 믿고 의지하며 평생 기꺼이 뒤따르려고 하는 아빠가 되어라.   p30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당황스러운 상황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능수능란하게 그 상황을 모면하기보다는 다양한 상황에 같이 동요되어 평정심을 잃고 화를 내거나, 강압적으로 아이를 제압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러한 모습이 비일비재하며 꼭 그런 일이 일어나면 후회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은 아직도 나는 아이들에 대해 많이 모른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우울증을 앓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까다롭게 굴거나 두통이나 복통 등은 우울로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끊임없이 알아가야 할 것들이 많다.

 

이 책의 종반부에는 case stud로 7개의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각 case에 심리학자의 진단과 팁이 들어 있다. 나의 케이스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면 참고로 하기에 좋은 것 같다. 이 책은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다 쉽게 일독할 수 있고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아이와 부모의 현재 상태에 대해 점검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들이 있어 육아에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슈퍼파더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주 평범한, 지극히 정상적인 부모만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이 요즘 사회의 모습이다. 이 책은 평범한 아빠가 되기를 원하는 나에게 현재 아빠로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