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새벽4시반 하버드 도서관 사진이 인터넷에 떠돈 적이 있다.
다른 이들은 잠자는 시간대이지만,
그들은 꿈을 위해 달꼼한 단잠을 포기한 것이다.
천재라 불리는 그들은,
알고보면 지독하게 노력파인 것이다.
단지 다른이들이 그들의 노력을 보지 못 했을 뿐.

학창 시절 때,
호기심여사께서 종종 말씀하기를.
'남들 공부할 때 공부해서는 남보다 앞서지 못한다.
남들 놀 때, 다들 잘 때, 이때 노력하지 않으면 남들과 똑같이 살아간다.'
맞는 말이다.
남과 다른 삶을 살기 원하면,
남과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이 당연한 노력을 우리는 좀처럼 하기 힘들어 한다.
그러면서 계속적으로 남과 다른 삶을 희망한다.

새벽4시반.
일주일에 두번정도는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진다.
일찍 자는 편이어서(대략 밤10시~11시) 알람이 울리기전인 4시반쯤 눈이 떠질때가 있다.
침대에서 거실에 나오는 거리는 5~6M이지만,
50~60M처럼 느껴진다.
특히 겨울에는 이불 밖으로 나오기가 쉽지않다, 
아니 나가기 싫다.
그렇다고 잠은 안오는데, 억지로 잠을 청할 수는 없는 법.
새벽운동 하시는 분들이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묻는 물음에,
일어나서 신발 신는 그 곳까지 가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관성의 법칙을 거스르는 역치가 필요 하다.
게으름과 기만을 거스를 수 있는 역치.

새벽 4시반에 일어나면,
온동네가 조용하다.
밤에 애기 소리를 내던 동네 고양이도 잠을 자는지 조용하고,
집 근처 음식점에서 술 한잔 걸치고 소리지르는 아저씨도 주무시고,
빵빵거리는 차들도 아직 도로에 입성하기 전이다.
모든 소리가 없는 진공 상태의 시간대.

calm(평온한 상태의 고요함).
공기의 흐름도 멈춰져 있는 듯하다.
침대에서 거실(서재)까지 걸어가면,
멈춰진 공기사이를 가르는 느낌이 가끔 든다.
sf영화에서 가끔 빛의 속도로 나아갈 때,
모든 움직임이 정지해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그런 감각적 시각을 새벽4시반에 느낄 수 있다.

삶과 죽음(하루)
시간이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동일한 절대적 시각이 있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하루살이를 보면서 하루(24시간)만 살다가는 삶에 대한 연민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하루살이가 체험하는 24시간과 80년을 생애로 살아가는 인간의 24시간은 과연 같은 시간일까?
아닐 것이다.
상대적 시간은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일반상대성이론과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증명되었고,
절대적 시간은 존재할 수 없다.
각각의 개인 또한 하루(24시간)를 체험하는 시간은 상대적일 것이다.

한번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책을보고,
오전 공방수업을 하고,
점심부터 저녁9시까지 작업한 뒤,
다시 거실에 와서 책을 보는 나의 삶을
와이프가 의문을 든졌다.
'하루를 내일 곧 죽을 사람처럼 시간을 아끼듯이 생활하냐고.'
물건과 돈은 아끼고 절약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영원하지않지만, 영원히 살 것 같은 인생의 시간을 아끼고 절약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의미없는 서핑에 1~2시간을 보내면서,
무엇을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이는 많다.

20대에 불교를 독학했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절에 들어가서 수양하고자 한 것은 아니고,
단지 머리 식힐겸 동네 도서관에 있는 불교 이론책을 살펴본게 다다.
인생이 안 풀리는 것 같은 마음에 집어든 책이 불교이론서인 셈.
그 책들 속에서 내가 깨달은 바는,
카르마(업)와 윤회.
보통 윤회는 전생-현생-내생이 한 사이클로 계속적인 수레바퀴처럼 도는 것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되지않은 것을 의심없이 믿지 않는 무교인 사람이지만,
이 윤회사상을 현실에 적용해서 생각해 보았다.
'전생-현생-내생'을 '어제-오늘-내일'로 바뀌서 생각해보자.
그리고 잠자는 것을 죽음이라 가정하고,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탄생이라 생각해보자.
기막히게 불교의 윤회사상이 현실로 적용이 된다.
잠자는 사람을 보면 가끔 기척없이 죽은 듯이 자는것을 느끼는 사람이 신생아 엄마들이다.
혹여나 사랑하는 내 새끼가 간밤에 숨을 잘못 쉬어서 어떻게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
이러한 현실로 적용된 윤회사상에,
업(카르마)를 얹어보자.
업이라는 한자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더하거나 쌓는 건이다.
인간의 행위에는 그에 따른 결과물이 생기는데,
그 결과물이 하나의 업이고 
이 업이 겹겹이 쌓이고 쌓여 윤회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연기(인)로 작용하면 결국 불교가 말하는 해탈(Nirvana)에 도달하는 것이다.
불교를 믿음의 종교로 보지않고,
하나의 학문으로 접했기에,
이러한 불교의 깨달음을 나의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와이프의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은,
카르마와 윤회를 실생활에 적용시키는 것이고, 그것이 현대에 살아가는 인간이 상대적 시간 속에서 향유해 나갈 수 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하버드생이 되어보지 못해 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책으로나마 간접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흔한 자기계발서이긴 하나,
때로는 흔한 것에 새로움이 있을 수 있다.
흔한 새로움을 찾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