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라는 책에 리뷰가 필요할까? 성경책에 리뷰 달아서 뭐하겠냐는 심정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본다.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자성어(?)들의 원문을 들여다보면서 왜 이런 글이 나왔을까? 라는 의문을 품었었는데 그 인과관계가 해결된 것들이 있었다.

 

0. 인(仁)

	공자가 제기한 예의 정신을 단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인(仁)'이라고 할 수 있다.(중략)   '인'[仁]이란 글자 그대로 '두 사람'[二人],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뜻한다. 공자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들 사이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를 통하여 사회의 안정을 추구했고, 이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인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예를 통해 인의 실현을 이루려 하되, 그러한 인의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근거를 효(孝)라는 자연적 본성에서 찾았다.
페이지 : 24

인의 뜻은 '어질다'이다. '어질다'란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며 슬기롭고 덕행이 높다'로 사전에 나와 있다. 논어의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공자는 '인'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행위는 경계하고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을 좋아하면서 가난을 싫어하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고, 사람으로서 인(仁)하지 못한 것을 지나치게 미워해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된다."
페이지 : 100

인의 실천방법에 대한 대화는 아래와 같다.

	안연이 인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게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이겨내고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하루만이라도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에 귀의할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이야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느냐?" 안연이 여쭈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아라." 안연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페이지 : 133

 

1. 학이시습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답지 않은가?"
페이지 : 27

맹자 진심장의 군자삼락과 같이 알아두면 써먹기 좋다. 참고로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먹는 것에 대해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거처하는 데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또한 일하는 데 민첩하고 말하는 데는 신중하며, 도의를 아는 사람에게 나아가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는다. 이런 사람이라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할 만하다."
페이지 : 33

배움에 대한 즐거움은 공자에게 이 정도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침에 도(道)를 들어 알게 된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페이지 :

 

2. 교언영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꾸미는 사람들 중에는 인(仁)한 이가 드물다."
페이지 : 28~29

교언영색하면 '인'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교언영색이 부정적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 이유가 '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말을 잘하는 게 인간관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맞는 것 같다. 눌변이 달변보다 더 진실하게 들릴 때가 많다. 여기에 대한 공자의 또다른 설명을 들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에 대해서는 모자라는 듯이 하려 하고, 행동에 대해서는 민첩하려고 한다."
페이지 : 63

 

	어떤 사람이 염옹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는 인하기는 하지만 말재주가 없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말재주를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면 사람들에게 점점 더 미움을 받게 된다. 그가 인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페이지 : 66

 

3. 젊은이들에게 하는 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가서는 어른들을 공경하며, 말과 행동을 삼가하고 신의를 지키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이렇게 행하고서 남은 힘이 있으면 그 힘으로 글을 배우는 것이다."
페이지 : 30

공부를 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라는 얘기.

 

4. 타인을 대할 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페이지 : 34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 얘기하는 성숙한 사랑의 방법과 비슷하다.

 

5. 진실함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경]에 있는 삼백 편의 시를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생각에 거짓됨이 없다'는 것이다."
페이지 : 35

 진실함. 가장 중요한 얘기다. 공자는 인간관계에서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 정직에 대한 이야기는 또 나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삶은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지 않은 삶은 요행히 화나 면하는 것이다."
페이지 : 82

 

6. 온고지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만하다."
페이지 : 39

 왜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익혀야 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그 이유는 '스승이 되기 위해서.' 였구나. 역시 원문을 봐야 한다.

 

7. 군자불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릇처럼 한 가지 기능에만 한정된 사람이 아니다."
페이지 : 40

군자는 그릇이 아니란다.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서 정약용이 성균관 유생들에게 불량한 척하면서 강의할 때 이를 설명했었다. 틀에 갇혀있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단 의로움을 기준으로 삼을 것.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천하에서,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것도 없고, 절대로 안 된다는 것도 없으며, 오직 의로움만을 따를 뿐이다."
페이지 : 60

 

8. 서(恕)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아! 나의 도는 하나로 관통된다." 증자는 "예"하고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공자께서 나가시자 문인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증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입니다."
페이지 : 61

'충'은 알겠는데 '서'는 모르겠다. '서'는 용서하다 할 때의 '서'다. 옮긴이의 해설이 도움이 된다.

	주희의 풀이에 따르면 충(忠)이란 진심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이고, 서(恕)란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서 타인이 바라는 바를 먼저 해주는 적극적인 태도이다.
페이지 : 25

 안철수 아저씨가 박원순 아저씨한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사건이 있었다. 이걸 정치적인 이익관계로 해석하면 의혹이 난무하고 답이 안나오는데, 유교적 관점인 서(恕)로 풀이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 공자의 말은 이렇다.

	자공이 여쭈었다. "만약 백성들에서 널리 은혜를 베풀고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인(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에만 해당된 일이겠느냐? 반드시 성인일 것이다. 요임금과 순임금 조차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근심으로 여기셨다. 인이란 것은 자신이 서고자 할 때 남부터 서게 하고, 자신이 뜻을 이루고 싶을 때 남부터 뜻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루어서 남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의 실천 방법이다."
페이지 : 85

 

9. 즐기는 경지에 이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페이지 : 82

유명한 얘기다. 요것과 비슷한 말이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다. 나는 '이긴다'는 표현을 싫어하는데, 이건 싸움꾼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는 말도 싫어한다. 자꾸 싸우재...쯧. 어쨌든, 즐기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10. 인자요산 지자요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仁)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고 인한 사람은 정적이며,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살고 인한 사람은 장수한다."
페이지 : 83

역시 원문을 읽어야 한다. 인자요산 지자요수의 뒷말에 이런 말이 덧붙어 있었다. 즐겁게 장수하자.

 

11. 삼인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간다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은 가리어 본받고, 그들의 좋지 않은 점으로는 나 자신을 바로잡는 것이다."
페이지 : 91

 친구 셋이 있으면 그중에 배울 사람이 있고, 또 반면교사 삼을 사람도 있다는 얘기. 반면교사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이라고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다. 마오쩌둥이 처음 얘기했단다. 어쨌든, 줏대없이 친구에 물들지 말고 물들 친구만 가려서 물들고 안좋은 친구를 통해 나는 저러지 않는지 반성해보라는 이야기.

 

12. 과유불급 : 적당히 현명하게

	자공이 여쭈었다. "사와 상은 누가 더 현명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부족하지." "그러면 사가 낫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마찬가지라네."
페이지 : 126

 잘못 알고 있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나친 것과 모자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모자라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과 지나쳐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같다는 이야기. 생각해보니 이것은 현명함에 대한 이야기다. 너무 현명해도 좋지 않고 너무 안현명해도 좋지 않다는 뜻. 적당히 현명하라는 이야기.

 

13. 중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도(中道)를 실천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면, 반드시 꿈이 큰 사람과 고집스런 사람과 함게 하리라! 꿈이 큰 사람은 진취적이고, 고집스런 사람은 하지 않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페이지 : 150

 꿈이 큰 사람과 고집스런 사람을 친구로 삼아야겠다.

 

이것 말고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자는 인간을 생각한 사람이다. 그래서 돈을 쫓는 사람들은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자의 외침은 돈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돈을 쫓지 않고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공자의 말이다. 사실 돈에 얽매여서 친구와의 유대, 가족과의 유대, 이웃과의 유대를 다 잃어버린 것 아닌가. 나가고 들어올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공자는 말한다. 유대가 끊기기 전에 돌아가자. 인간이 우선이다.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다고 파랑새는 노래한다.

 

자식이 생기면 읽히게 하겠다.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공자, 논어, 김형찬, 군자,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