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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이라는 드라마를 쓴 작가인 노희경의 사랑론, 인생론. 어디선가 이름은 많이 들어본 듯 하지만 관심과 재미를 가지고 그녀의 작품을 본 것은 별로 없더라(그녀의 프로필에 나온 작품들을 보니 제목들이 생소한 편이었다). 그녀의 인생에, 가족에 대해서도 지면은 할애되어 있고, 예전에 썼던 글에다 이제와 다시 그 이야기와 상황을 돌아볼 때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한, 참으로 작가 맘대로 쓴 글들이다.

그런데 그것이(예전의 작가의 사상과 지금 그녀의 사상뿐 아니라, 예전 그 사상에 대한 현재의 평가까지) 그녀를 솔직해 보이게 하고 그녀는 그 솔직함이 자기의 매력이자 재산이라 한다.

작가가 아닌 내가 보기에 그래도 좀 어색한 것은 자신의 가족사를 이렇게 세상을 향해 똑바로 눈을 뜨고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유명인들중 많은 이들이 자기만 드러나면 된다 하는데(물론 요즘 예능인이라 하는 이들은 가족들도 친구들도 그저 우스개의 소재로 만들어 버리기는 하지만..) 그것도 무겁고 감추고 싶은 이야기들을 이렇게.. 이것도 트랜드인가? 아님 솔직함의 아름다운인가?

나는 그저 드라마 작가일 뿐이라 이야기하며 시청율에 얽매이기는 싫다는, 그러면서 자기 색깔을 바꾸지 않는 그녀에게서 다른 여인, 공지영이 떠오름은 왜일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그림은 과연 누가 그린 것일까?’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면서 서정적이고 잘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출판사 소개하는 곳에 일러스트나 그림이라는 항목뒤에 사람 이름이 나노는데 이 책에는 그것이 없다. 그렇다면 저자 자신이? 누구든 그림 쪽에 많은 재능을 가졌다 생각할 만한 그림들이기에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라면 그녀는 복도 많다(예전에 어려움이 있었건 말건, 지금 그녀는 나름 자신의 삶을 잘 만들어 가소 있잖은가!)

자신의 옛글을 실어 놓고 그 글에 대한 지금의 소회를 또 늘어놓다니. 대단한 자유분방함이 아닌가! 많이 힘들어 본 사람들이 작가가 되기에 적합하다는 그녀는 그래서 자기는 작가가 잘 어울린다 하지만 누구나 자기가 가장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저자는 알까? 궤변일 뿐이다. ㅎㅎ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 때문에 마음이 무거울 때 읽어, 내 마음에 이런저런 여유와 위로를 준 책이어서 고마왔다. 보다 솔직하게 살아야 함을 저자는 말하고, 내게는 그 쪽이 아키레스 건이다. 무슨 돌비시스템도 아니고 나라는 인생은 왜 그리 드러내지 않고 덮고 가려는 것이 많은지. 아픔도 공유하면 더 작아진다고 다들 이야기하고 집사람은 자기 존재의 존재감 확보가 안됨을 이야기하며 드러내고 나누고 함께하자 이야기 하는데 지금도 나는 나 혼자 덮고 아프면 다들 행복할 거라고 착각하고 사는건지..

공지영 작가의 솔직함과 노희경 작가의 솔직함이 부럽다. 그래서 공지영작가가 생각났나보다. 어렵겠지만 이제는 나도 좀 더 솔직해 져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