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치알디니의 前作「 설득의 심리학 」은 내게 정말로 충격적인 책이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발가벗겨진채 있다는 느낌을 가지도록 만들었으니까..  늘 합리적이려 노력하고 주관이 뚜렷하여 속거나 이용당할 일이 없다고(모든 부분이 아니라 내게 자신있는 부분만을 대상으로 할 떄) 생각해 왔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6가지 법칙과 그것을 이용한 설득술이 내게도 한 점 예외없이 적용될 수 있음을 알고나서는 세상이 무섭게 느껴졌다.

   국민들의 사상과 철학을 한 쪽으로 몰아가고 각인시킬 수 있고 또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로 실험되기도 했다는 것이라던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광고를 통해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음을 이번 자각을 통한 후에야 생각이라도 해 보게 되었다던가.

   이번 책에서도 저자는 똑같이 6가지 기본 설득의 원리('사회적 증거의 법칙-다수의 행동이 善이다', '상호성의 법칙-호의는 호의를 부른다', '일관성의 법칙-하나로 통하는 기대치를 만들라', '호감의 법칙-끌리는 사람을 따르고 싶은 이유', '희귀성의 법칙-부족하면 더 간절해 진다', '권위의 법칙-전문가에게 의존하려는 경향')를 제시하되 각 원칙마다 실제 사례가 될 만한 소항목을 전체 50가지를 더해 설득의 법칙이라는 대명제에 집중했던 원저와 달리 사례를 통한 직접적인 이해 제고를 꾀하고 있다. 내기 특별히 재미있게 본 것들로는 '공짜일 수록 더욱 포장하라', '유리한 조건임을 밝혀라', '호의가 호의인지 알게 하라', '약속을 지키게 하는 기록의 힘', '메세지를 살리는 포장술', '악마의 변호인, 반대 의견을 조장하라', '감출 수 없다면 벗어라', '똑똑한 사람은 잘못을 인정한다', '열가지 이상의 장점은 단점이다?', '가질 수 없다고 느끼게 하라', '거울, 설득을 위한 최고의 도구', '설득하기 전에 차를 대접하라', 그리고 50개 항목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강조한 '정직한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다'이다.

   선의임을 가정하더라도(선의도 포장될 수 있고, 주관적일 수 있으므로 모두 믿을 수는 없쟎은가?) 사람들을(특히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딘가로 끌고 가는 것을 상상한다면 참으로 서글프고 화나는 상황이 아니겠는가!  예전 언젠가 보았던 영화 '트루먼 쇼'(주인공의 모든 생활이 TV로 중계되어 사람들의 관음증과 호기심을 자극/충족시키는 상황을 설정했던)의 주인공이 지금 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물론 내가 주체가 되어 위 법칙들이나 적용 사례와 방법을 써 먹느다면 기분은 나쁘지 않을게다.  이기적인 판단과 자기합리화가 있을 테니까!!  저자가 마지막에 추가로 이야기 한 것 중 '글로벌 설득력은 문화에서 나온다'는 사내 '글로벌 역량 강화 특강'에서 접했던 내용처럼 우리가 이문화에 들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강력한 충격이 있었기에 이번 책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지도 모르겠고, 읽기 쉽게 씌었기에 감동이 좀 덜 한지도 모르겠지만 로버트 치알디니라는 이름은 매우 큰 인상을 준 이름으로 내게 굵게 각인되어 있다.  이번 책에서 저자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정직한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다'가 끝까지 대중을 속일 수 있다고 믿었던 독재구가 외에는 다 적용된다고 볼 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경구가 될 수도 있겠다.

   다만, 내가 선의를 가지고 목적한 설득을 이루고자 할 때는 저자가 강조하는 6가지 원칙을 적절히 이용하여 나도 좋고 내가 설득할 대상도 좋아 상호 'WIN-WIN'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