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Christmas tree의 은하수 전구가 주황색 불빛을 반짝거리며 차가운 겨울밤을 따스하게 수 놓고 있습니다.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도 오늘따라 그 따스함이 전해오는 듯 훈훈함을 느낍니다. 성탄일의 포근하고 숭고한 의미를 가슴에 담아 봄도 좋을 듯 합니다.(저는 무교입니다)

책을 고르는데 있어서 무척이나 신중하며 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관계로 필요한 책은 돈을 주고 사 볼 요량으로 서평단 모집에 쉽게 참여를 하지 않는데, 이 책과의 인연은 퇴근중에 집에는 다 와 가는지라 차를 집앞 도로가에 세워 놓고 CBS라디오 최정화님의 저자와의 만남을 끝까지 다 듣고 나서 집에 들어 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출퇴근길에 경음악을 주로 들음)

기둥 뿌리를 뽑아서라도 꼭 사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끊임없이 공부하며 활동한 저자의 생생한 깊이 있는 체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른인 내게도 훌륭한 멘토로 삼을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 권의 좋은 책은 한 권을 넘어 여러 권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이 책은 그러한 의미를 갖게 합니다.

ㅇ 이 책은 불어동시통역가이자 교수의 단순한 글이 아니라,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 1,900여 회가 넘는 국제회의 총괄 통역을  수행한 저자의 평생 동안에 걸쳐 성실함으로 일관된 광범위한 인문, 교양, 전문지식 등등 관련 공부의 깊이를 행간에서 느낄 수 있는데, 진정한 글은 글쟁이 글이 아니라, 몸으로 쓰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책은 멀리 사마천의 <사기>로 부터 종종 찾을 수 있는데...한비야의 중국견문록도 좋은 책이다.

-불혹의 나이에 소년 같이 파릇파릇한 꿈을 내 가슴에 구체화 해주며, 그 싹을 틔울 동기부여를 새롭게 해 주었다.  이 책은 세계적인 학자로서 또한 광범위한 것들에 능통해야 하는 통역이라는 최전방 직업인으로서 활동 무대인 세계를 단아한 문체로 그 깊이와 생생함이 느껴지는 지라 국제화 시대에서 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의 의미도 깊이 있게 느껴지는 듯 하다. 그리고 글에서 편안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진다.

ㅇ "세상에 대단한 여성분들도 많더이다"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그 분들의 글에서 공통점은 여성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실력으로 경쟁하여 기회를 잡았으며 실력으로 인정을 받았기에,  글에서도 쟁쟁한 실력이 묻어 있을 뿐이지 섬세한 여성미는 뒷전에 자리한 것 같다. 하지만 여성이기에 글의 호흡에서 웅혼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웅혼함이 조금의 뻥이라면 역시 뻥은 동물의 왕국을 보나 숫놈의 세계에 있는 듯 하다.*^^*

ㅇ 어제 큰 아이가 감기로 밤새 고열에 시달려...병원으로 가서 링거를 맞췄다. 밤 새워 간호한 와이프는 작은 아이와 함께 집에 남고, 내가 데리고 갔는데, 심심할 까봐 아이책 한 권, 내 책 한 권을 가지고 갔다. 물론 난 <14살, 그 때 꿈이 나를 움직였다> 를 가지고 갔다. 이 책을 후반부로 읽어 가면서 최정화란 분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개인을 뛰어 넘어 한국의 지식인으로서 역할과 사명감이 글 속에 강한 애정으로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정화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책 후반부에 한국의 청소년들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이 녹아 있는데, 그 마음이 진실되고 웅혼하고 아름답고 맑고 밝아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보석처럼 느껴졌다. KBS인간극장을 보면서 마음이 찡할 때처럼 그런 감정을 느꼈다. 

ㅇ 이 책은 청소년이 머리맡에 놔두고 두고 두고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글에는 크기와 깊이가 있는데,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해 쉽게 쓰여졌지만, 머리에 흰 눈발이 하나씩 보일 법한 나이의 크기와 깊이가 녹아 있어... 그 행간에 있는 인생 깊이를 헤아리기에 부족한 나의 깜냥를 실감했다.
나는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앞으로 틈틈히 한 두 번은 더 볼 것 같다.  
책을 보며 늘 꿈을 키우는 어른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읽은 책이었다. 책 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