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신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오는 10월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국제도서전 현장에서 '1억부 돌파 기념' 파티를 열 예정이다.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포르토벨로의 마녀' 등 코엘료 책은 전 세계 66개 언어로 번역돼 이미 1억부 판매를 넘어섰다.

한 작가의 책이 1억부 넘게 팔린다는 건 10년에 1~2명 나올까 말까 한 일이다. 국경과 언어, 문화와 연령을 뛰어넘어 사랑받는 작가에게만 '1억부 클럽'이라는 영광이 주어진다. 더구나 중국을 비롯한 저작권 후진국에서는 해적판이 유통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정본 판매 집계로 1억부를 넘는다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최근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 집계자료 등을 바탕으로 1억부 넘게 팔렸을 것으로 보이는 작가들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출판ㆍ저작권 업계에서 '1억부 클럽'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는 작가는 100명 정도다.

여기에는 일단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작가들이 많다. '햄릿'의 셰익스피어, '돈키호테'의 세르반테스는 수백 년 동안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1억부를 충분히 넘겼을 것이 분명하다.

더 근대로 거슬러 올라오면 세계인에게 필독서가 되고 있는 1억부 클럽 작가들이 눈에 띈다. 가장 확실하게 넘겼을 것으로 보이는 작가가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다. '전쟁과 평화'를 비롯한 톨스토이 저작과 '죄와 벌'을 비롯한 도스토옙스키 저작은 전 세계 1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20세기 중반 들어서는 대중적 인기도가 있는 추리소설 작가들이 1억부 클럽 주인공이 되기 시작했다. 애거사 크리스티, 시드니 셸던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최근까지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반지의 제왕'을 쓴 J R R 돌킨도 충분히 1억부를 돌파했다. 1954년부터 출간되어 50년 동안 팔린 '반지의 제왕' 총 판매부수는 해리포터를 능가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생존 작가 중 1억부 클럽 멤버가 된 작가는 코엘료 말고 누가 있을까.


첫 번째로 손꼽히는 인물이 역시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조앤 롤링이다. 해리포터는 전 세계 55개 언어로 200개국에서 번역되었다. 조앤 롤링은 단 1개 시리즈로 3억부를 넘겼다.

미국 추리작가 2명도 빠질 수가 없다. 존 그리셤과 스티븐 킹이다. 조앤 롤링과 돌킨이 단 한 종으로 시대를 풍미했다면, 그리셤과 킹은 여러 저서가 고르게 꾸준히 팔려 1억부 클럽에 포함됐다.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살인의 기술'을 쓴 호러작가 딘 군츠도 1억부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작가 중 1억부 클럽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진융(金庸)이다. '영웅문'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등 무협소설을 동아시아권에서 많이 판 진융은 거의 유일한 아시아권 1억부 클럽 작가다.

일본에서는 만화 작가들이 간혹 1억부가 넘는 사례가 있다. '슬램덩크'의 이노우에 다케히고, '드래곤 볼'의 토리야마 아키다 등이 1억부를 넘긴 만화 작가들이다.

한국에는 아직 1억부 클럽 작가가 없다. 이문열은 각종 문학작품과 '삼국지' '수호지' 등을 포함해 3000만부를 넘겼을 것으로 출판사 측은 추측한다. '태백산맥' 등 대하소설 3부작을 낸 조정래 씨 작품은 1200만부 팔려나갔다.

사실 1억부 클럽은 작품성만이 관건은 아니다.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유럽이나 미국문화권 책이 가능성이 높고, 영어ㆍ프랑스어 등으로 쓰여진 책들에 절대 유리하다. 그렇다고 해도 그 가치가 폄하될 수는 없다. 1억부가 넘었다는 건 그들 작품이 거의 전 세계인에게 공통경험이 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허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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