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윌렘스의 비둘기

 

모 윌렘스의 비둘기는 우리 막둥이의 모습을 닮았다.

엉뚱하고 장난치기 좋아하고 뭔가에 필 꽂히면 끝까지 달라붙어 고집하는......

밉지 않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단순한 그림과 은은한 색상이 보는 눈을 편안하게 하고

비둘기의 심리가 다 드러나보이도록 쉽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부터 아직 그림책을 좋아하는 초등학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하나도 졸리지 않다면서 촐싹촐싹 떠들고, 텔레비전의 비둘기 쇼를 보고 자겠다고 하고, 밤하늘의 별을 같이 세자고도 하고, 그동안 대화를 못했으니 대화를 나누자고도 하고, 꼬마 토끼 인형의 핑계를 대며 졸립지 않다고 하는 모습이 조금 더 놀고 자려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꼭 닮았다.

저희도 그걸 느끼는지 읽으면서 깔깔깔 웃는다.

그렇게 떼쓰고 뻔히 속보이는 방법들을 동원하다 결국 제풀에 잠드는 비둘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강아지를 사달라고 조르고 또 조르던 비둘기는 직접 강아지를 보게 되는데, 저보다 훨씬 몸뚱이도 크고 이빨도 뾰족뾰족, 코는 벌렁벌렁, 침까지 흘리니 마음을 바꿔먹는데 이번에는 바로 해마란다. 상황전개나 그림을 보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정말 우리만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웃기다.

비둘기에게는 정말 버스 운전을 맡기지 말아야지.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비둘기는 버스 운전을 하겠다고 조르는걸까?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을 무렵 타는 붕붕카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지.

온갖 이유를 갖다 대며 버스를 운전해보고자 하는 비둘기의 간절함이 제게는 꽤 심각한데도 읽는 우리는 재미있어서 크게 웃었다.

내내 비둘기가 주인공으로 나오더니 이번에는 만만치 않은 강적을 만났다.

주운 핫도그를 혼자 먹으려는 비둘기에게 다가와서는 이런 말, 저런 말, 그런 말, 요런 말을 시키는 꼬마오리. 결국 비둘기는 꼬마 오리와 핫도그를 나눠먹었을까.

시작과 마무리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구성과 웬지 모르게 통쾌하고 우스운 장면들이 일상의 지루함과 무료함을 날려버릴 것 같다.

책을 읽고 워크북까지 신나게 즐겁게 와우!

어라, 비둘기도 그렸는데 어디로 가버렸지?

비둘기, 이리 나와라 오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