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도사 1800 한자 show 

 

큰아이가 한창 한자에 열을 올리며 급수 시험을 치르다 고지를 올렸더니 몇 번 떨어지고 좌절감이 컸던지 요즘은 영 시들하다.

가끔 아이 친구가 나는 몇 급인데 하는 자랑섞인 이야기를 하면 나도 예전에 쳤었는데 하며 아쉬움 남는 말로 꼬리를 길게 끌긴 하는데 우리도 다시 해보자 하면 한창 친구들과 노는데 재미를 붙여서인지 시험 접수 해놓고 책 안본다고 닥달할 게 싫어서인지 다음에 하며 미룬다.

어떻게 하면 다시 한 번 열정의 불꽃을 피워올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지만 쉽게 꼬임에 넘어오지 않아 다음 시험, 또 다음 시험 하다가 꽤 긴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다.

그러던 차 발견 한 이 책. 풍자도사 1800한자 SHOW

만화를 좋아하는, 아니 열광하는 아이라 한 페이지의 반이 만화라 눈을 빛낸다.

아이들만 겨냥한 책은 아닌 듯 만화 내용이 마냥 가볍고 재미만 추구하지는 않는다.

네 컷 만화로 되어 있는데 방귀를 뀌니 얼굴 색(色)이 변했다며 자연스럽게 色을 익히게 하고 확장된 뜻이나 음이 있으면 나란히 내어놓았다.

익힐 한자를 넣은 단어와 그 뜻풀이를 내어놓고 함께 읽으며 한자어를 익히게 하니 어휘는 자동 늘겠다.

좋은 의도이지만 많이 알려주겠다는 의욕만 앞세워 줄줄이 많은 한자를 내어놓았다면 오히려 외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재미있는 만화와 함께 어휘를 같이 익히게 하니 아이디어가 좋다.

가끔 풍자 도사의 오지랖으로 넌센스 퀴즈나 우스개소리도 같이 들어 있는 점도 좋고.

한자 풀이한 익혀야 할 음과 뜻, 한자어는 붉은 색으로 되어 있는데 책 안에 붉은 색 카드가 들어 있어 익혀야 할 한자 페이지에 올려놓고 보면 제대로 외웠는지 확인할 수 있어 굉장히 좋다. 

다만 한 가지 흠을 잡자면 글자 크기가 좀 작다는 것.

가족이 함께 본다는 점을 감안하고 볼 때 좀 어리거나 나이드신 분들은 보기가 편하지 않다는 점이 걸린다.

 부록으로 자그마한 한자시험 일정 스케줄러가 왔는데 그 안에 매일 한 자씩 익히면 좋도록 한자가 실려 있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좋고 한자 시험 일정과 매일 한자까지. 보기보다 실용성이 많이 이 점 또한 책에 대한 점수를 더 주고싶게 만든다.

책 뒤쪽 색인에 한자 급수를 따로 표기한 점도 좋고.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책이고, 쉽게 익히기 어려운, 자칫 지루하고 부담스러워지기 쉬운 한자를 재미있게 끌어준다는 점이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