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귀 

 

참 특별한 책이다. 곱디 고운 우리말들이 맑은 햇살아래 반짝이는 바다의 표면처럼 아름다운 글이다.

같이 어울린 그림도 판화작가 서하늘이 판화 기법으로 그려낸 작품이라 하는데 그 또한 특별하다.

가짜 장난감 새가 진짜 새가 되기 위해 펼치는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모험 이야기. 그 환상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는 영롱한 언어들이 참 예쁘다.

꼭 그렇다. 이 책은.

몸집이 자그마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아저씨가 만든 햇빛 하모니카처럼 소리처럼, 너무나도 귀여운 아기 종달새 노래처럼 그윽한 기쁨을 솟아나게 하는 종소리도 섞여 있고 마음을 밝고 설레게 하는 아기해도 떠 있는 것 같다.

다섯 가지 동화나라에서 종달새 노래에 깃들어 있던 것들을 몸소 겪으며 살아 숨쉰다는 것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 진짜 종달새가 될거라는 아저씨의 말에 모험을 하면서 공기와 구름, 비의 소중함도, 마음의 바탕이 사랑이라는 것도, 마음이 그리는 길을 따라가는 즐거움도, 마음의 들에 씨앗을 심고 하늘에 아기해를 떠오르게 하는 것 같은 꿈을 갖는다는 것의 소중함도, 눈물로 씨 뿌린 사람은 기쁨으로 열매를 거둬들이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된다.

남다른 색깔과 생김새를 지닌 열매를 맺는 어여쁜 아이들에게 보내는 작가님과 화가님의 소중한 선물.

이런 예쁜 책들이 많이 나와 읽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계속 환하게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읽을수록 더 마음이 가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이야기이다.

햇귀의 노래가 아이들의 입을 타고 봄빛처럼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기를.......

 

책 속 좋은 구절 :

목숨은 연두빛

새싹을 틔워 가꾸는 봄비 같은 베풂

목숨은 연두빛

떡갈나무 햇잎에서 이는 바람 같은 몸짓

목숨은 연두빛

아침 하늘로 솟는 아기 해 같은 설렘

목숨은 연두빛

해바라기 꽃 핀 들녘 같은 기쁨

목숨은 연두빛

씨앗이 남다른 열매들을 수없이 맺는 새로운 만듦

그리고 목숨은

영원과 수수께끼로 지은 우주에서 오는 초록빛 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