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것을 보아도 좋아하는 면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간의 시각이 가진 편식의 일종이다.  동시에 영화를  봐도 우리는 자신의 전공이나 비즈니스 혹은 선호하는 관점에서 보고 이해를 남긴다. 책도 마찬가지다. 

ASIA 계간 17호의 멋진 디자인을 보면서 나는 제일 먼저 목차를 뒤져 소설을 찾기 시작했다. 이야기. 그것이 내가 편식하고 있는 장르 1호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재미있게 보이는 소설 제목 2개가 얼른 눈에 띄였다.  그 중 [나일강의 딸]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동명 일본 원작의 만화를 어린시절 재미나게 보았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물론 소설은 만화 원작의 이야기를 차용하여 덧붙이기는 했다. 소녀 캐롤과 이집트 소년왕, 그리고 캐롤의 카리스마 오라버니 라이언의 이름을 보는 순간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설은 그 만화를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반가운 제목뿐만이 아니었다. 민담으로 읽는 아시아 편에서는 팔레스타인을 다루면서 마치 그림 동화이야기처럼 읽혀지는 "초록새"를 소개하고 있었다. 너무 재미나게 읽었으니 생각지도 못했던 수확이라 하겠다. 계간지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엔 그 감각스러운 디자인에 놀랐고 두번째엔 옥수수 알차듯 꽉  차 있는 많은 읽을 거리들에 놀랐으며 마지막으로는 그 내용의 재미에 놀라게 되었다. 

다소 어려운 순수 문학으로 채워진 계간지겠지 생각했던 것은 오판이었다. 그 외 영한 두 표현법으로 각각 쓰여진 많은 시들, 그 외 단편소설들, 작가의 소개 등등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각까지 알 수 있는 좋은 읽을거리를 ASIA가 제공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벌써 17호를 출간하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소설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작가의 이름으로 읽는 것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좋은 방법이겠지만 잡지 읽듯 소설과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함께 읽을 수 있는 문예 계간지 속에서 남다른 의미가 찾아지기도 했다.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 각국의 문학과 예술, 사회를 읽어내고 세계인과 그 가치를 공유하려는 멋진 의도가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목표성까지 부여되고 있었다. 읽고나니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