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세상에 [미실]이라는 소설이 처음 나왔을 무렵이었다. 당시 고료치고는 참 큰 액수로 당첨된 소설이라 얼른 서점으로 뛰어가 책을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무엇이 이 책을 뽑았을까. 라는 궁금증과 함께.

사실 소설은 너무나 평이했다. 기대했던 것은 이야기의 첨예한 갈등이거나 계속적인 사건의 연속 등등 좀 더 복잡한 구조의 소설을 기대했었는데 [미실]은 신라시대의 어느 여인을 데려와 써 놓은 할리퀸 로맨스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읽고선 한동안 책장 구석에 꽂아두고 잊어 버렸다. 그러다가 [화랑세기]였던가. 어느 책에서 대원신통과 미실에 대한 언급을 보며 미실이 떠올려졌다. 실제의 인물이었던가 싶어졌다. 그래서 미실탐구에 나섰고 잊어버렸던 소설도 다시 꺼내어보게 되었다. 

두번째 소설 읽기에서 미실에 푹 빠져 버리면서 나는 미실이라는 여인이 시대를 살면서 느꼈을 감정들을 상상해보기 시작했다. 주어진 대로 살았으나 이왕 주어진 것 멋지게 이용하며 살았을 현명한 그녀의 마음먹기.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꿈과 외로움이 존재하진 않을까 라고 의문을 품을 무렵 [선덕여왕]이 방송되며 미실은 하나의 멋진 캐릭터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런 미실을 발굴해낸 작가가 김별아였다. 그녀는 정동진에서 십리정도 떨어진 "심곡마을"출신이라고 했다. 도시에서만 살았을 것 같은 외모와 달리 그녀는 사람의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만큼 상처받았을 때 기댈 수 있는 자연을 벗삼아 자라왔다고 했다. 20살 사랑의 상처도, 시골의 전원적인 삶도, 인생에서 만난 여러 만남도 그녀로 하여금 소설을 쓰게 만든 자양분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생각 웹진에 반년 정도 격주 연재했다는 이 글모음이 한 권의 에세이가 되어 우리 손에 배달된 것이다. 그녀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며 좋은 글들을 쓰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