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이유의 인상은 차갑고도 도시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따뜻한 감성으로 딸을 키워내고 있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이유의 딸은 아주 곱다. 야니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딸에 대한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 이름이었다. 이 이름을 고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 것인지 이름만 들어도 짐작이 간다. 

그녀는 하나도 평범한 것이 없다. 25살에 덜컥 결혼해 26에 엄마가 된 모델인 것도 그렇고, 딸을 감각적인 패셔니스타로 키우고 있는 것도 그렇다. 평범한 것이 있다면 단 하나,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정도일까. 그녀는 참 많이 찾아 헤매고 다니는 것 같다. 적당한 것들과 좋은 것들 사이에서 항상 딸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는 현명하고 부지런한 엄마였다.

젖병하나하나, 아이의 로션 하나하나도 허투르게 고르지 않는다. 꼼꼼이 따져보고 비교해보고 아이를 위한 것들을 골라낸다. 어디서 그런 엄마다움이 흘러나온 것일까. 그녀의 인생은 얼핏보면 쉬워보인다. 뭔가 답답하게 결정하지 않는 타입인 것만 같다. 시원시원하면서도 현명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을까.

딸아이 야니는 요즘 그림 그리기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극히 아이스러움. 그 아이스러움이 야니를 사랑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껏 야니라고 하면 음악가를 떠올리며 수북한 콧털을 떠올렸었는데 이제부터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이 대신 떠올려질 것 같다.

스타일리시한 그녀의 육아일기는 역시 감각적이었다. 그래서 후회없는 선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