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 돈을 들여서 향수 한병을 사 본적이 없었다.
늘 누군가에게 선물받았던 향수.
왠지 기분 좋아지던 그 선물들.

코끝에서 사라져버릴 그 향들이 난 왜 그렇게 좋았던 것일까.

마크 제이콥스의 데이지는 그 용기가 예뻐서 만지작 거렸던 향수였다. 봄의 향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원래 향이 약한 데이지를 대신해서 제비꽃잎과 재스민을 조합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좀 그 환상이 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세상에는 알고나면 시시해지는 것들이 있다.

한불화장품의 조향사인 저자가 들려주는 사실들은 이렇듯 파격적인 것들도 있고 계속 꿈꾸게 만드는 것들도 있다. 가령 목련향이 가득한 캘빈 클라인의 유포리아는 행복감, 도취감, 쾌감을 선사한다고 하니 꼭 한번 맡아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만들기도 하고, 붉은 하이힐 모양의 예쁜 용기에 담긴 에프 바이 페라가모는 본 적이 없다보니 꼭 실제로 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기도 했다.

향수의 오스카상이라고 일컫어지는 피피상을 수상한 향수중에는 아는 것이 반, 모르는 것이 절반이었지만 그림으로라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어떤 여자라도 좋아할 향수들. 비록 향이 실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꿈꿔볼 수 있는 향들이 많았다.

에탄올, 물, 향료로 구성된 향수. 20%는 오드파르퓜, 5%~15%는 오두 투알렛, 3~5%정도는 오두 콜로뉴로 나뉘지만 그 어떤 것도 여성들에게는 베스트 잇템들이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다. 

만약 누가 내게 보석과 향수 중 하나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향수를 선택하겠다. 그 금전적의 가치를 뒤로하고라도. 향수. 필 수 잇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