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가끔 현명함으로 보답될 때가 있다. 살아보니 그랬다. 
생의 대부분은 실수하거나 후회할만한 일들을 하며 그 일로 웃게 되지만 가끔 뒤돌아보면 참 똑똑한 결정을 했구나 싶을때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어서 그렇다....라고 나의 멘토가 말해준 적이 있는데, 그 말은 아직도 마음 깊숙하게 가라앉아 나라는 사람의 무게감을 맞추어 주고 있는 듯 하다.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는 사람냄새가 물씬 담긴 책이다. 누군가가 잘난척 해 놓은 책도 아니고, 새로운 것에 대한 정보가 담긴 책도 아니다. 그저 삶이 담겨있고, 정이 묻혀져 있을 뿐인데 책 한 권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겨울내내 너무 아끼며 사용했던 핫팩처럼.

살면서  이들처럼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에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누고 나눠도 또 퍼주고 싶은 가족들. 그들이 있어 세상 한 구석은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거기에 저자인 엄마는 또 한마디를 보탠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는다는 것뿐이에요"라고. 이 겸손한 한 마디가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나는 과연 무엇을 나누며 살았을까. 생명이 내 것이 아님을 깨닫고, 물질도 내 것이 아님을 깨달은 그들의 삶은 우리가 감히 흉내내지 못할만큼 다른 삶이었다. 분명 우리 곁에 사는 이웃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삶. 수도자들만 숭고한 삶을 향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내게 경종을 울리는 삶이 분명했다. 

세번의 유산 끝에 한명, 한명 인연이 닿아 6명이나 되는 아이의 부모가 된 부부. 그것도 모자랐던지 그들은 신장을 기증하고 카드를 선뜻 이웃에게 내어주고 빚으로 허덕이면서도 타인을 위해 가진 돈을 내어주었다. 작은 것을 내어주었더니 큰 것으로 되돌아왔다라는 말과 함께.

나누고 또 나누고 다시 나누며 사는 이 가족의 말처럼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매일매일 나누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그마한 아이들조차 당당하게 살아가는 가족의 삶. 입양아라고 놀리는 친구들을 향해, "그래서? 어쩌라고" 당차게 대꾸하는 아이의 마음엔 두려움과 걱정대신 사랑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몸으로 낳은 아이를 이토록 잘 길러내기도 힘든 일인데 마음으로 길러낸 아이는 오죽할까. 이 부부는 정말 하늘의 축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나보다.

감탄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렇게 살기란 쉽지 않다.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것일테지만.

오늘도 더없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 퍼주는 가족. 그 행복 바이러스가 동네를 너머 방방곳곳에 퍼져 함께 행복을 나누는 날이 어서 빨리 찾아와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