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이 없었다. 적어도 이 책 속에는.
겉표지만 봐도 얼마나 깜찍한 것들이 가득할지 기대가 되던 책이었다.
샛노란 검더리 귀마개라니. 아이가 아니라 당장 떠서 내가 하고 다니고 싶은 잇 아이템이었다.

예쁜 것들은 눈을 즐겁게 만든다. 특히나 귀여운 것들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귀여운 소품들의 부작용이란 항상 철없어 보이는 패션이지만 하게 만든다는 것인데. 그래도 좋을만큼 만족스럽다면 굳이 포기하지 않아도 좋지 아니한가.

어느 집 쇼파에나 널려있음직한 쿠션겸 베개인데, 흰 곰도리, 파란 코끼리, 핑크돼지 등등으로 변신한 그들을 보아하니 누구집 쇼파가 아니라 누군가의 동물농장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런 쇼파라면 가득 채워져도 좋을 법하다. 맨날맨날 놀러가고 싶은 집을 만들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 뿐인가 보실보실한 강아지 필통하며 당나귀 열필꽂이 등등은 두 눈을 아예 큼지막하게 열어버렸다. 

원숭이 덧신은 또 어떠한가.  내 동생이 보면 하나 떠서 선물하라고 징징 거릴만큼 깜찍한 덧신이었다. 이런 덧신을 신고 학교에 다닌다면 아이들은 얼마나 어깨를 으쓱거리며 다닐 것인지.  이런 아이의 엄마는 사랑받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언제나 갖고 싶었던 원숭이 배낭 만들기까지.
어떻게 만들고 싶은 것들만 모아놓은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는지. 마춤책자도 아닌 것이.

가장 유익했던 정보는 사이트 주소였는데, 이 곳에선 딱 만들고 싶은 재료만큼만 패키지로 판매한다니 불필요한 것들을 떠안아 사게 되는 일도 없을 듯 하다. (www. fankn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