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인생을 맛에 비유하곤 한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중용에는 '세상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의 진정한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人莫不飮食也, 鮮能知味也)'라는 말이 있다. 맛을 느끼지 못하고 오직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으로 음식과 인생을 비유한 말이다. '음식의 진정한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라는 문장을 되내이며 요즘 우리사회에 부는 음식열풍을 떠올려봤다. 쿡방와 먹방, 온갖 요리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셰프들까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온갖 맛집정보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찾아다니며 먹는 음식들이 정말 내가 찾던 맛일까? 아니 어쩌면 어떤 맛을 원하는 지도 알지 못하고 그냥 남이 맛있다고 하니 덩달아 쫓아다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

저자는 외로운 미식가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네 인생을 맛에 비유한다.(저자도 강조하듯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니다.)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감칠맛, 짠맛, 저자가 정의한 인생의 6가지 맛이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맛으로 비유해 풀어나간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참, 인생의 맛이 참 여러가지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느껴온 인생의 맛은 어떤 맛들로 채워졌을까...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게 된다. 큰 굴곡이 없던 인생이었는데도, 맛으로 떠올려보니 6가지 맛뿐 아니라 더 미묘한 맛들이 느껴진다. 하기사  단맛에도 강도가 있고 맛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네 인생사야 그 맛의 범위가 얼마나 다양하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명예와 성공이라는 것에 취해서 인생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나이만 먹어간다. 남이 맛있다고 하는 맛집을 그저 따라다니는 것처럼 타인에 의해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또 아닐까....나만의 맛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진짜 아름다운 인생의 맛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첫맛도 중요하지만 오래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밥처럼, 인생도 오랫동안 씹다 보면 단맛과 더불어 고소한 맛까지 느낄 수 있게되는 것.  맛있는 인생이란 그렇게  매 순간 느끼는 기쁨과 슬픔. 아쉬움과 외로움과 같은 인생의 희노애락의 맛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글은 제목처럼 외롭다. 하지만 쓸쓸하진 않다.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다소 많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친구, 가족, 세상에 대한  달달함과 시큼함, 짠맛과 감칠맛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그 맛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개인의 취향에 달려있겠지.
맛있는 인생.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보는 데, 맛있는 인생은 어떤 인생일까~별로 생각해본적이 없던차에 저자가 던지는 삶의 맛들이 미각을 자극시킨다. 내 인생을 어떤 맛으로 채울지, 나는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