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통틀어 우리나라의 역활은 매우 미미한 편이다. 역사적으로 크게 각인되는 사건이 없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세계사의 큰 축이 전쟁과 같은 침략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아온 고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끊임없이 자행된 외세의 침략 중 일본에 주목하며, 우리의 희미해진 역사인식을 꼬집는다. 우리에게는 임진왜란과 일제시대라고 불리우는 강제 점령기라고 하는 치욕적인 과거가 역사에 깊게 새겨져 있다. 그래서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본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이 남아, 일본은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에 저자는 일본은 결코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없음(지정학적 의미를 떠나)을 강조하고, 남왜공정을 통해 일본의 의도를 바로 보아야 한다는 따끔한 경고를 날린다. 저자의 이런 주장이 뜬금없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오늘날의 외교관계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로, 내일은 다시 적이 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오로지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시 된다는 것이다. 명문은 그 다음이다.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남왜공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나를 알게되면 그 규모와 지속성에 놀라게 된다. 일본은1620년간 우리나라를 자그마치 900여회나 침략했다. 900여회.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긴 침략이다.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독도 영유권 주장 과 동해의 일본해 표기 역시 이 침략의 일환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인터뷰내용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일본대지진이후 우리나라에서 구조대를 파견하고, 구호물품을 보내고, 성금을 거두는 모습에 고마움을 표시하던 한 일본인 교수는 인터부의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의 진심으로 걱정과 지원에 감동을 받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역사정책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역시 얼마 후 일본은 또 다시 독도영위권을 주장하며 나섰고,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가 일본을 그렇게 생각하고 도와주었는 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외국인의 지적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일본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지속적인데 반해 우리는 아직도 국제적인 외교문제나 역사인식에도 인간적인 측면, 감성에 호소하거나 일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들을 보게된다.

저자는 이점을 지적하며, 일본의 한반도 침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일꺠워준다. 또한 지나간 역사를 뒤집어보고, 반성을 통해 반복되기 쉬운 역사의 속성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반일감정을 일으키고자 함이 아니라, 의도를 가진 우리 주변의 행동을 미리 파악하고 미리 대응하자는 것이다. 지피지기. 적을 알고 대비를 하면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잊지말아야 한다. 나라간 외교에 영원한 친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